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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입법예고에 우리 의견은 반영 안돼"
[ 2011년 11월 08일 01시 09분 ]
의료계 예상과는 달리 다소 이른 시기에 진행된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 제정안 입법예고를 둘러싸고 산부인과가 허탈감에 빠졌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ㆍ시행규칙을 마련, 오늘(8일)부터 2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과 관련 그 대상으로는 △분만에 따른 뇌성마비 및 분만과정의 산모 또는 신생아 사망을, 보상금 재원 방식의 경우 △국가와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 각 50%씩 부담을, 대불재원은 △원장이 징수액 및 의료기관개설자별 부담 액수 산정 기준 등을 정함과 동시에 건강보험 요양급여 일부를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진행됐으며, 하위 법령은 내년 4월 도입 시기에 맞춰 시행된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분만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에 관한 조항은 2013년 4월부터 적용됨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관련 내용에 한해 내년쯤 입법예고를 예상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의료계 시계와는 다르게 진행된 이번 입법예고에 산부인과는 유감의 뜻을 분명히 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선행 이사장은 “이러한 유례가 흔치 않다. 일반 사람들 역시 이에 대한 의료계 입장을 이해하는 분위기다”면서 “무과실보상제도 재원 마련에 있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 역시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재정 부담을 50대 50으로 하게 된 점은 정말 유감”이라면서 “현행 민사상 과실책임주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이러한 방식은 반대하며 참여 역시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사들이 해당 조항을 외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23년 만에 통과된 법의 가치와 의미조차 공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는 분만병원들은 분쟁조정신청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의견이다.

13일 창립총회를 앞두고 있는 대한분만병원협회 강중구 회장은 “전문가 의견을 참조하지 않고 이렇게 시행한다면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집을 제대로 지어 놓고 살라고 해야 한다. 물이 새고 넘어질 것 같고 수도도 나오지 않는 집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산부인과 의사들의 유감 의사가 이어지고 있어 반쪽짜리 법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분쟁 조정과 관련해 “그동안 환자, 의료기관 모두 낭비되는 시간이 많았다. 소송 비용, 진료 방해 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양 측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보이는 돈의 가치로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분만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잘 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입법예고가 들어가지만 계속 대화를 해 나갈 것이다. 산부인과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합리적 방안을 위해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규제심사 및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심의를 잇따라 마무리 짓고 관보게재 의뢰와 동시에 공포한다는 방침이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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