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11월01일sun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상처 입은 연평도에 희망 심은 醫人들
[ 2011년 11월 10일 00시 46분 ]
(연평도=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연평도로 간다고 하니 부모님들이 많이 걱정하셨죠. 이제는 좀 안심하시는 것 같아요."

연평도 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하는 권훈 한의사의 얼굴에는 장난기 어린 미소가 가득했다.

군 복무 대신 공중보건의사직을 선택한 그는 올해 4월 도서(島嶼)지역 근무를 자원해 연평도로 배치를 받게 됐다. 주변의 걱정은 당연했지만 그에게는 의사로서의 사명이 더 앞섰다.

현재 연평도 보건지소에 근무 중인 공중보건의료진은 의사 4명, 간호사 2명 등 총 6명이다. 공중보건의사 4명은 모두 도서지역 근무를 자원한 의사들로 올해 4월 이곳으로 배치됐다.

지난해 11월 북한군이 연평도에 무차별 포탄 공격을 퍼부은 이후 외지 사람들에게 연평도는 언제든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위험지역이 돼버렸다.

김남철 옹진군 보건소 보건행정팀장은 "작년 포격 사태가 일어난 뒤 도서지역 근무를 자원하는 공중보건의들이 많이 줄었다"며 "간호사들도 공무원이 아닌 일반 면허인력들은 섬지역 근무를 꺼린다"고 말했다.

연평도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도서지역 근무를 자원한 이들은 그래서 연평도에 절실했던 희망이었다.

이재호 치과 공중보건의는 "도서지역을 지원하고 보니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나마 집에서 가까워서 연평도를 택한 것일 뿐"이라며 자신의 선택은 전혀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박찬 내과 공중보건의는 외진 곳에 배치돼 불편한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올해 연평도로 배치되고 여자친구가 3번 찾아왔는데 공기도 맑고 경치도 좋아 무척 좋아했다"며 오히려 넉살 좋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6명의 연평도 보건지소 의료진은 보건지소 2층 숙소에서 함께 생활한다. 함께 먹고 일하며 취미생활까지 공유하는 그야말로 생활공동체인 셈이다.

이들에게 가장 바쁜 시간은 오전 시간이다. 주민이 대부분 60세 이상의 노인인지라 아무래도 이른 오전일수록 방문 환자가 많은 편이다.

보건지소를 방문하는 연평도 주민은 하루 100여명꼴. 6명의 의료진이 감당하기엔 빠듯한 숫자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만성통증 등 만성질환 환자들이 대부분이지만 꽃게잡이 철에는 응급처치가 필요한 외상환자도 많아 이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남일 연평도 보건지소장은 "보건지소에는 수지접합 전문의가 없어 응급환자가 생기면 즉각 후송 조처를 해야 한다"며 "후송은 행정선이나 해경헬기, 소방헬기 등을 이용하며 많게는 한 달에 두 차례 후송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난 포격 사태는 연평도 밖의 많은 사람에게는 이미 과거가 됐지만 이곳 주민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보건지소 의료진이 주민의 정신적 상처에 각별한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이유는 그들도 주민과 같은 상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평도 보건지소는 2차 포격으로 건물 일부가 파손되는 손해를 봤다. 다행히도 1차 폭격 당시 건물 안에 있던 환자와 의료진은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고 보건지소 간호사들은 회상했다.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했던 임연정 간호사는 "해상훈련을 할 때면 포격소리가 이곳까지 들린다"며 "작년 그 일이 있고 난 후로 큰 소리가 나면 아직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 지소장은 "최근 건강검진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봤더니 작년 포격 이후 50세 이상 환자의 절반 이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였다"며 "이들 환자에게는 상담시간을 늘리고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의 걱정에도 불구 이들은 여전히 연평도 보건지소 의료진으로서 주민을 위한 배려가 더 앞선다.

외진 섬보다는 화려한 도시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청년들이지만 도서지역 보건의료시설의 한계를 지적하는 그들의 눈빛에서는 의인(醫人)으로서 뿌듯한 자부심도 엿볼 수 있었다.

김 보건지소장은 "이곳에서는 외상환자들이 많지만 엑스레이 촬영 전문인력이 없어 응급환자 처치 시 부족함이 많다"며 "후속비용 등을 고려하면 엑스레이를 찍고 현상 없이 바로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평도 주민을 위한 의료시설은 대연평도의 보건지소와 옹진군 관할 도서지역을 순환하는 113t급 병원선이 전부다.

복지부는 내년 5월까지 대연평도에 지하대피호를 갖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보건지소를 신축하고 소연평도에도 보건진료소를 설립하는 등 도서지역 보건의료서비스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심재홍 인천광역시 옹진군 보건소장은 "지역에 배치되는 공중보건의사들이 종종 지역에 대한 우월감을 지니고 있어 지역민이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지만 이곳은 다르다"며 "연평도 보건지소 의사들은 정말로 훌륭한 공공보건의료 재원"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rock@yna.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명지병원, 故 이건희 회장 주치의 이강우 교수(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영입
대전성모병원 김동기·이동창 교수,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최우수 구연상·최우수 포스터상
조재우 교수(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대한골절학회 최다논문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백현욱·의무이사 오동호·정보통신이사 유소영外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 김성진·부위원장 이준희·장춘곤 外
배기수 교수(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제100회 어린이날 옥조근정훈장
이병훈·심재앙 교수팀(길병원 정형외과), 대한골절학회 올해 우수 구연상
남가은 교수(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한국여자의사회 제4회 젊은의학자 학술상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김성중(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최정웅 영경의료재단 전주병원 이사장, 아동보호사업 기금 4000만원
김영주 교수(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제13회 한독여의사학술대상
박찬흠 교수(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상
조수진 교수(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제26회 JW중외학술대상
서정건 연세서내과 원장 장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