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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경만호 의협 회장 유죄 법원 판결문
[ 2011년 11월 11일 03시 03분 ]
경만호 회장은 로비자금으로 보이는 자금을 조성해 의협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보였으며 자금의 용처에 영수증이 필요하지 않았던 점, 감사단 등의 승인을 받았다는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의협의 의사를 결정한 자격이 없다는 점이 1억원 횡령의 결정적 유죄 취지로 반영됐다.

11일 데일리메디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3단독 제갈창 판사는 이 같은 이유 등으로 경만호 회장의 유죄를 선고했다.

단독판사는 "의협이 과거의 행태에 대한 반성적인 고려에서 종래 존재하던 의정회와 그에 속한 예산을 다 없애버린 상황에서 다시금 대외사업비라는 명목을 만들었다"며 "실제 로비자금으로 보이는 자금을 조성한 것은 당시 의협의 단체 의사에 반해는 행위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단독판사는 "의협의 예산은 엄격한 통제하에서 운영되며 그 용처가 영수증 등의 증빙 서류에 의해서 증명돼야 한다"며 "피고인이 이 자금을 조성한 경위는 영수증 없이 사용할 돈이라는 점이다. 결국 피고인의 의도는 이 자금의 소유자인 의협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돈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의 조성방법 또한 허위의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의 지급을 빙자해 의협의 예산을 박양동 앞으로 빼돌린 다음 이를 다시 자신의 개인계좌로 송금받는 형태를 취했다"며 "이처럼 돌려받은 돈을 직원으로 하여금 조금씩 현금으로 찾아오게 해 금고에 보관했다"고 덧붙였다.

단독판사는 "자금을 반환한 경위도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와 감사 이원보 사이에 갈등이 시작돼 관련 행위가 문제가 될 소지가 생기자 이를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그로부터 약 5개월 지난 2010년 4월경 이원보 감사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이를 반환한 것을 비춰 보면,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단독판사는 "피고인은 당시 감사단 등의 승인을 받아 그 자금을 조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그들에게 의협의 단체 의사를 결정할 자격이 없었다"며 "이는 공범의 성립 범위에 관한 문제에 다름 아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의학회장 유류비 지원에 대해선 의협 정관이나 재무업무규정을 볼 때 정당한 직무집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단독판사는 "대한의학회 회장의 기사 월급과 차량 유류대금은 의학회 예산에도 편성돼 있지 않은 것으로 이를 들어 본래 책정되거나 영달돼 있어야 할 경비라고 보기 어렵다"며 "의학회는 의협 산하 기관이지만 별개 법인으로 설립돼 자체의 예산을 따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학회 예산에 관련 항목이 없는 이상 회장의 기사 월급과 차량 유류대금을 의협 예산으로 지원한다고 해서 기관에 어떠한 여유가 생긴다거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형식상 의학회 지원금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의학회장 개인에 대한 재산상 이익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의협 회장의 선출방식이나 내부적 갈등 구조 등을 볼 때 의학회 내지 의학회장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도록 한 것에 스스로 이익을 위한 위법한 목적이 없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단독판사는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진퇴 여부 등 거취 장고(長考)

경만호 회장은 1심 판결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측근들에게 "생각이 필요하다"며 거취 문제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그는 판결 직전까지 지인들에게 "나는 떳떳하다. 횡령이라니 말이 안 된다. 내 삶에 비쳐 죄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무죄를 확신했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용역비 1억원이 유죄로 나오면서 말을 잊지 못했다. 경 회장은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오전 의협 상임이사회의에서도 경 회장 거취를 놓고 일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감사는 눈물을 떨궜다는 전언이다. 반면 직선제를 줄곧 요구해 온 현 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집행부 사퇴를 주장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간부들은 "전공의 회장이 아침 회의에서 대전협 상임이사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했다"며 "하지만, 실제 상임이사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발언에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상반된 의견을 주장했다.

경 회장에 대한 사퇴 움직임은 대전협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제도권에서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가 경 회장 거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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