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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약가인하 되돌릴 수 없다"
[ 2011년 11월 13일 21시 38분 ]
지난 11일 국회 이재선 의원(보건복지위원장) 주최로 열린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약인가 독인가’ 세미나에서 패널 토론자들의 의견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꿋꿋한 의지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사진]

복지부 손건익 차관은 인사말에서 “약가인하는 독약이 아닌 명약이 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최희주 건강보험정책관 역시 “그 동안 제약산업 발전에는 리베이트가 있었다. 약가인하는 불가피”라는 논리를 펴며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대변했다.

그러나 제약계와 약학계, 노동계 등을 대표해 참석한 관계자들은 패널 토론에서 각자의 논리를 더욱 강력히 피력해 나갔다. 이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강원대학교 약학대학 이범진 교수

그 동안 정부는 공동 생동시험, 위탁제도 등이 가능하면서 혁신하려는 제약산업을 온실 속에서 키워왔다. 과연 피부에 와 닿게 육성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반면 정부가 제약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내놓은 ‘약가인하’는 펀치가 지나치게 강력하다. 연구와 수출을 위한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

약가인하 폭탄은 건보재정은 해결할지라도 미래 제약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제약사 간 지식경쟁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약가인하의 폭과 시기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이명현 부위원장

약가인하는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고 이익 감소로까지 이어진다. 노동자들 입장에서 길거리에 내몰릴 수 있다는 걱정이 대단히 크다. 제약산업이 붕괴된다면 최대 피해자는 노동자다. IMF 때와 다를 바가 없다. 일자리 안정과 고용유지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약가인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는 제약 노동자 8만 명 중 2만 명의 실업을 낳는 고용불안이 나날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렇게 되면 재정악화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그렇다고 약가인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를 2014년 4월로 유예할 것. 둘째, 내년 4월까지 약가인하 수준을 합리적으로 재설정. 셋째, 약가인하를 내년 4월부터 3년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정부의 일괄적인 정책을 심각한 문제해결 없이 밀어 부친다면, 우리 국민들은 결국 독피를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는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다.

한국제약협회 갈원일 전무

의약품 가격을 비교할 때 구매력 지수보다는 환율 비교가 더 타당하다. 의약품이나 원료 수입에 있어 우리는 환율 비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교는 정부의 정책 근거로 삼았던 논문에도 언급이 돼있다. 심평원이나 공단에서도 우리나라 약가정책은 환율지수를 이용하고 구매력 지수로 하지 않는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바 있다.

또 공정위가 제약계 리베이트 규모를 전체 매출의 20%라고 발표했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조사 대상에 한계점이 있다. 우리나라 모든 의약품 거래에 있어, 모든 회사들이 평균적으로 봤을 때 20%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앞서 발표한 권경배 회계사가 의약품 판매관리비를 조사한 바, 35%가 판관비지만 이 중 인건비가 13%였다. 유통비가 2%, 광고 홍보비가 8.4%다. 이는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다. 이러한 비용들만 합해도 20%가 넘는다. 어떻게 리베이트가 20%가 넘게 되는가.

일방적으로 20%가 리베이트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제약계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약계는 지난 2009년에 리베이트로 인한 약가인하도 군말 없이 받아들였고, 리베이트 쌍벌제도 다소 억울하지만 수용했다. 또 한번이라도 리베이트를 하면 급여삭제라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도’도 단계적 약가인하를 전제로 제안한 바 있다.

제약계도 국가를 생각하고 국민을 생각하고 건보재정도 걱정한다. 일정 부분 고통을 감내하고 분담할 용의가 있다. 다만 그 동안 주장해온 단계적 약가인하에 대해 다시 한번 제안하는 바이다.

한국다국적제약협회 이규황 부회장

이번 약가인하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부분이 인력과 R&D 부분이다. R&D 투자 비용이 줄었을 때 어떤 영향을 받는지 얘기하겠다.

IMF 등이 발간하는 페이퍼를 보면 세계에서 R&D를 가장 많이 투자하는 10개 회사가 나온다. 제약사는 많을 때 5개, 적을 때 3개다.

따라서 제약산업의 R&D는 세계 경쟁력을 이기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그랬을 때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R&D 비용 1조원을 투자했을 때 GDP는 5.4배를 증가시킨다.

약가인하로 얼마나 투자가치가 하락할지 검토해봤다. 결국 영업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에 R&D투자는 줄일 수 밖에 없다.

약가인하로 매출이 줄고, 손실이 감소하면 가장 손보기 쉬운 것이 R&D다. 환자의 약 10만명 정도에 대해 신약 임상시험 접근성이 감소되는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지금의 기술 수준을 후퇴시킬 수도 있다.

또한 정책 기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인도, 브라질이 경제성장 속도도 빠르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최희주 건강보험정책관

지금까지 말씀을 잘 들었다. 그러나 그 동안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은 회사가 과연 있는가. 고용문제에 대해 말이 많다. 현재 일부회사에서 신입직원을 뽑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다행히 대웅제약 등은 신규직원을 뽑고 있다.

복지부는 앞서 제약협회에 각 회원 제약사들의 판관비를 공개하라고 전했다. 그러나 낼 수 있는 회사가 한 군데도 없더라. 경영분석표를 제출한 55개 기업들의 경우 판관비 공개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또 복지부는 각 회사들에게 경영이 어려우면 검토해볼 수 있도록 경영분석표를 달라고 했다. 55개 제약사들이 제출했지만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는 자료는 없었다.

앞으로 오는 12월 10일까지 관련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 노동계와도 따로 장(場)을 만들어 의견을 교환하도록 하겠다.
이영성기자 l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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