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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전문의들 터지는 탄식 <上>
[ 2011년 11월 24일 11시 00분 ]
흉부외과 수가인상분을 많은 병원들이 취지에 맞지 않는 곳에 사용한단 사실은 의료계에서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병원들의 착복 행태가 교묘하고 뻔뻔해지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병원마다 지원금을 엉뚱한 곳에 사용하는 방법이 가지각색이라 일관된 지적을 할 수 없는데다, 고용자에 불과한 자신들의 처지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을 벗어날수록 심해진다는게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귀띔이다. 병원 간 경쟁이 수도권보다 덜해 견제하는 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 경기지역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모여 지원금정책에 대해 성토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들로부터 전해들은 병원들의 갖가지 착복 행태를 전한다.[편집자주]

인천 경기지역 대표 병원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흉부외과 수가인상분을 하나도 지원하지 않은 병원은 없다. 그렇다고 100% 지원한 병원도 없다"고 강조했다. 병원들은 지원금 중 아주 적은 액수로 생색낸 뒤, 나머지는 본래 목적과 다른 엉뚱한 곳에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A병원 전문의는 "수가인상분을 제대로 된 곳에 사용하는 것은 기본적인 양심의 문제이다. 그러나 수가인상분이 지원되기 전부터 전문의와 전문간호사 인력충원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지원금이 지급되는 시기가 고용 시기와 겹치니 그 전문의의 임금을 수가인상분 사용처로 돌린 병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새로 고용했던 전문의가 일년 뒤 퇴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의 임금만큼의 지원금을 흉부외과에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병원 전문의는 "의료원 체제 병원의 경우,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수가인상분을 적절한 곳에 사용하라고 요구할 때마다 '병원이 단독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고 둘러댄다"면서 "'의료원 회의에서 논의하겠다'거나 '알아보겠다'고 답하며 피한다. 언제 결정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같은 병원 또 다른 관계자는 "원장을 찾아가 어려운 사정을 말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들을 수 있는 답변이 겨우 '의료원에 물어보겠다'인데, 그나마도 원장 임기가 끝나면 말짱 헛일"이라고 귀띔했다.

의료원 산하 여러 병원이 있는 특수한 체제인데다 원장의 임기는 정해져있어, 흉부외과의 어려움을 피력해 변화를 이끌어 가기까지 맥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한 각 병원 원장의 지원과 의지가 부족하단 설명이기도 하다.

C병원 전문의는 "30% 기준안이 정해졌을 때 병원이 흉부외과 과장을 불러 '본래대로 따지자면 5000만원이지만 실제로 남는 돈은 1000만원이니, 알아서 쓰라'고 말했다고 한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본래 취지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창피해하지도 않는다"고 탄식했다.

병원들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지원금 착복 행위를 당연하게 여기는데엔 다른 병원들도 그렇게 하고 있단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정부가 병원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흉부외과 지원금은 고양이 앞에 생선을 놓은 꼴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D병원 전문의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목소리를 모아 지원금을 내려달라 요구하니, 병원은 다른 병원 핑계를 댔다"면서 "다른 병원의 지원금 사용 현황 자료를 가져와라더라. 그 수준에서 지원해주겠다는 답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흉부외과 전문의들도 결국엔 병원에 고용된 직원이라 바깥에서 말하기 조심스럽고, 각자 일하는 병원이 지원금을 두고 어떤 행태를 벌이는지 창피해 우리끼리 자세히 얘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내 얼굴에 내가 침 뱉는 꼴 아닌가"라면서도 "병원이 이를 역이용하는 것 같아 속이 쓰렸다. 정당한 요구를 하고도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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