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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기다린 전문병원 '기대→실망→분노'
[ 2011년 11월 25일 23시 04분 ]
위기에 처한 중소병원의 회생책 일환으로 야심차게 도입된 전문병원 제도가 시행 초기부터 실효성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정부가 보장하는 ‘전문병원’에 선정될 경우 적잖은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잔뜩 기대했던 병원들은 막상 제도가 시행된 후 ‘허울뿐인 혜택’에 허탈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혜택은 고사하고 전문병원에 대해 예상치도 못했던 규제가 시행될 것이란 소식에 허탈감과 실망감이 분노로 치닫는 모습이다.

사실 지난 10월 전문병원 99개 기관 명단이 발표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선정된 병원들은 복권이라도 당첨된냥 자축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명단 발표 한 달여가 흐른 지난 2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1년도 전문병원 기관장 워크숍’을 개최하고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복지부는 탈락한 병원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전문병원 지정을 1년으로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3년에서 2년을 줄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14년부터는 전문병원으로 선정되기 위해 반드시 의료기관 인증을 받아야 하고 적량적 평가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심평원이 수시로 모니터링을 통해 필수 진료과목과 의료인력, 환자 구성비율 등을 파악, 지정기준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 소식은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원장들에게 ‘청천벽력’이었다. 더욱이 복지부가 제시할 당근을 기대했던 만큼 충격의 강도 역시 컸다.

한 전문병원 원장은 “혜택은 전혀 없고 규제만 잔뜩”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전문병원 사업에 신청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당초 3년으로 알려졌던 전문병원 지정주기를 1년으로 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병원장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또 다른 전문병원 원장은 “5년 동안 시범사업에 참여하다 겨우 본제도가 시작돼 기대가 높았는데 혜택은 커녕 시효가 1년 밖에 안된다니 맥이 빠진다”고 성토했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됐을 때의 ‘혜택’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전문병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혜택은 ‘00전문’이라는 표기 사용.

하지만 지정을 받지 않은 병원에서 ‘전문’이란 단어를 사용해도 규제할 근거나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즉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준 셈이다.

당초 복지부가 전문병원에 대해 별도 수가를 인정해주고 전공의 추가 배정 등의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선 병원들의 제도 참여를 독려했던 점을 감안하면 병원들의 불만은 당연지사.

상황이 이렇자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일부 병원의 경우 차라리 전문병원에서 빠지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한 전문병원 원장은 “혜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규제를 받는 것보다 비전문병원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를 안고 적잖은 비용을 들여 시설 및 장비 등을 보강하는 등 투자를 했는데 효과를 거둬들일지 의문”이라며 “이 상태라면 투자금 회수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일선 병원들의 불만에 대해 복지부는 십분 수긍하면서 실효성 제고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조만간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병원 로고를 개발하는 등 전문병원과 일반병원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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