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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성 or 폐색성' 오락가락 심평원
[ 2011년 11월 29일 21시 23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질병 명칭을 놓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빈축을 사고 있다. 일선 의료진 역시 심평원의 행태에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논란의 질병명은 만성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는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라는 폐질환.
의학계에서 다소 생소했던 이 질환은 2000년대 초반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학계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는 명칭을 붙여 사용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상의 주상병 코드는 물론 각종 포털 의학사전 등에서도 COPD 한국 질환명을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COPD’ 관련 통계자료를 발표하면서 이 질환 명칭을 만성폐색성폐질환으로 규정했다.
심평원은 2010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가 개정 되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 명칭이 ‘만성폐색성폐질환’으로 바뀐 만큼 질병코드 역시 폐색증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관련 학회나 의료진과의 협의도 없이 질환명을 마음대로 바꾸고, 강요하는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당시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오연목 교수는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유지해야 임상에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며 “만약 특별한 하자가 있어 바꿔야 했다면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묻는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학계의 불만은 수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정기석 국제협력이사(한림대 성심병원)는 최근 한 임상연구 발표자리에서 COPD 명칭과 관련해 심평원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정기석 이사는 “정부의 간섭이 심하다고 하지만 이제 병명까지 규제를 하느냐”며 “학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명칭을 버리고 국가가 정한 대로 사용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학회는 정부 방침과 무관하게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는 명칭을 쓸 것”이라며 심평원의 질병코드 분류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내외적으로 명칭을 통일키로 했던 심평원 조차도 최근 들어서는 각 부서간 혼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5월 ‘만성폐색성폐질환’이란 명칭을 사용하겠다고 공언한 심평원은 최근 발표한 OECD 보건의료 질 비교평가 자료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표기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일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르기로한 만큼 만성폐색성폐질환이란 명칭이 맞다”며 “부서간에 혼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다만 의학계와의 대립과 관련해서는 “현재 통계청에서 의견수렴을 거쳐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표준질병분류가 바뀌면 그에 맞추는게 심평원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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