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당근도, 채찍도 안먹히는 형국이다. 변죽만 울리는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제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 대대적인 전공의 정원 감축 바람과 함께 흉부외과의 '0의 행렬'은 지난해보다 더 뚜렷해졌다. 복지부의 계산대로일까. 최근 3년간 흉부외과, 외과 등 전공의 정원을 확보하지 못한 병원들에 '정원을 회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시점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수가인상 카드 '무용지물'…전체 60% 빅5병원 '쏠려'
현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흉부외과와 외과에 각각 100%와 30%라는 파격적인 수가를 올려주겠다던 정책이 시행 3년차를 맞았음에도 전공의들은 이들 진료과를 이전보다 더 철저히 외면했다.
30일 데일리메디가 '2012년 전공의 지원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은 확연히 드러났다. 이렇게 되면 전국의 수련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자는 최소 22명에서 최대 25명으로 파악된 것.
그나마 최근 3년간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해 2명 전원 정원을 반납, 궁지에 몰렸던 가천의대 길병원이 한시적으로 정원 외 모집이 가능한 점을 활용해 2012년 드디어 1명의 전공의를 불러들인 것이다.
가천의대 1명, 가톨릭 1명, 건국대 1명, 건양대 1명, 경북대 2명, 동아대 1명, 삼성서울 2명, 서울대 2명, 서울아산 5명, 세브란스 3명, 아주대 2명, 충남대 2명 등도 다행히 전공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특히 건양대, 경북대, 서울아산, 아주대병원, 충남대병원만이 정원을 모두 채우며 자존심을 세웠다.
다만, 전국 수련병원 중 고작 11개 기관만이 1년차를 확보한 것인데 눈에 띄는 점은 빅4 병원에 무려 60%가 쏠렸다는 것이다.
강동경희대, 강원대, 경상대, 경희대, 고대구로, 고대안암, 고신대, 국립의료원, 단국대, 부산대, 순천향대부천, 양산부산대, 영남대, 원광대, 을지대, 인하대 전북대, 차의대, 한림대성심, 한양대병원 등은 단 한명의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했다. 감축·회수 등 징계로 얼어붙는 '수련병원'
보건복지부는 최근 3년 간 정원을 확보하지 못한 병원에 대해 2012년 정원 회수 정책을 시행, 흉부외과 등의 정원을 대폭 회수한 바 있다.
흉부외과·외과 수가인상분 지원이 용도에 맞게 사용되지 않았다고 판단, 9개 의료기관에 대한 '전공의 5% 감축'에 이은 징계성 조치다.
문제는 이번 회수정책 시행으로 전공의 정원이 1명에서 제로(0명)로 된 병원이 강남세브란스, 경희대, 고려대안산, 국립중앙의료원, 대전성모, 성바오로, 성빈센트, 순천향대, 순천향대부천, 순천향대천안, 원광대, 을지대, 인제대상계백, 인제대서울백, 인하대, 조선대, 중앙대, 충북대병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수가 인상 정책 시행 이후 재차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국정감사 등 국립대병원 등을 대상으로 대책 마련을 조속히 촉구했으나 약발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대략적인 2012년 전공의 현황을 예상했었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인데 임시방편격의 정책과 전체적인 흉부외과 기피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가 인상 정책 효과는 극히 제한적으로 작용했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