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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분야 한미 FTA 쟁점과 장·단점
[ 2011년 12월 01일 03시 14분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9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14개)에 서명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경제동맹 시대가 열렸다. 한미 FTA를 반대해온 야권은 즉각 청와대와 여권을 비난하며 대화 단절을 선언했다. 정국을 빠르게 냉각시킨 한미 FTA의 최대 정점은 보건의료 분야다. 약제비와 진료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본지는 대한의사협회 내부자료를 입수해 한미 FTA 협정 내 보건의료 분야 내용과 쟁점을 분석했다.

◆보건의료 분야 어떤 협정 이뤄졌나 =보건의료 분야 협정 범위는 크게 제5장 의약품과 의료기기, 제6장 국경간 서비스 무역, 제18장 지적재산권으로 나뉜다. 협정문에 포함된 제도로는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신약의 특허 침해 방지를 위해 특허기간 중 복제약을 신청할 때 특허권자에게 통지하는 절차이다.

독립적 검토 절차는 약가 등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으면 한국 정부가 아닌 독립된 기구를 통해 검토하는 과정을 말한다.

자료독점권은 의약품 원 개발자의 자료를 인용한 후발제품 허가를 일정기간 제한하는 내용이다. 한미 양국은 현행 국내 규정을 수용키로 했다. 규정에 따르면 신약에 대해 자료독점을 6년으로 인정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인 투자자-국가분쟁제도(ISD)는 투자유치국 정부의 투자협정상 의무 위반 등으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가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요청하는 제도다.

협정문 부속서는 현재유보와 미래유보로 나뉜다. 현재유보는 협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기로 보류한 것이다. 단 규제가 풀리면 되돌릴 수 없다.(래칫-ratchet) 협정문과 현행 법률이 충돌했으나 현행 법률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안경사 서비스와 도·소매 유통서비스(의약품과 관련 물품, 의료기기 등), 의약품 소매유통, 의료기기 소매·리스·임대 및 수리 서비스, 생물학제 제제 조제 등의 내용을 담았다.

미래유보는 래칫이 적용되지 않고, FTA에서 약속한 의무를 앞으로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분야다. 즉, 해당 서비스는 협정문 상의 구체적 의무 적용이 면제된다.

보건·교육 등 사회 서비스와 보건의료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다만 보건의료 서비스 중 경제자유구역과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내용은 제외다. 정부는 이 점을 들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무력화되거나 맹장염 수술비용이 900만원이 될 것이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분야별 쟁점사항 =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의 경우 한미 FTA를 반대하는 그룹은 상대국이 ISD를 통해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이에 정부는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는 협정 적용 자체가 배제됐다"며 "의료 서비스 또한 포괄적으로 미래유보 분야에서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영리병원은 수술비 폭등이 가장 우려되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맹장염 수술비용이 900만원에 달할 것이란 주장이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미국의 영리병원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공공성을 외면한다는 믿음이다.

반면 정부는 "영리병원은 2003년 경제자유구역 관련 정책의 하나로 도입하는 것"이라며 "경자법과 제주특별법 준수를 통해 영리병원이 설립되며, 의료법과 약사법 등 국내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원격의료도 뜨거운 감자다. 협정문에 따르면 경자법과 제주특별법에 따라 해당 지역에 한해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현재 경자법에는 원격의료 관련 조항이 없다. 제주특별법에만 외국 의료인이 원격지의 의료인에 대해 원격의료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약품 분야도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 FTA 반대그룹은 허가-특허 연계제도의 경우 복제약 출시가 지연되고, 특허권자의 독점기간 연장으로 국내 제약산업 몰락을 우려하고 있다. 약값 폭락도 자주 거론한다.

반면 정부는 "현재도 특허기간 만료 전에 복제약 시판이 불가능하며 특허 존속기간 만료 후 시판은 허가가 지연되지 않는다"며 "특허침해 소송 시 복제약 시판은 소송 마료 시기가 아니라 약사법 개정을 통해 일정 기간만 정지토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정지기간을 12월로 제한할 방침이다.

의료계는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국내에 유리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제도 개선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가 일부 기대되지만 제약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것.

다국적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물질특허가 만료됐음에도 특허를 연장하기 위해 조성물이나 제법 특허를 새롭게 등록하는 특허연장전략(에버그리닝 전략)을 남발하면 특허분쟁 빈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최악의 경우 제네릭 출시가 늦어져 환자가 값싼 약을 빨리 복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독립적 검토절차에 대해 FTA 반대 그룹은 "미국 제약사가 약가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약제 등의 급여 여부와 가격은 독립적 검토기구의 검토 대상"이라면서도 "약가 정책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 또한 검토 결과는 구속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의사면허 등 상호면허인정에 대해선 일부 언론을 통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복지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의료계 "모니터링 강화" = 의협 측은 "복지부가 통상협력담당관실에서 FTA 협정문과 국내법상의 충동 사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FTA 발효에 따른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현재유보와 미래유보 예외사항 등 보건의료 분야에 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향후 복지부 검토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계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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