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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군생활을 오아시스로 바꾼 군의관
[ 2011년 12월 04일 21시 22분 ]
“3년간의 군 생활이 누구에겐 인생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무의미한 시간에 그칠 수 있습니다. 결국 군 생활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는 스스로의 준비와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해요.”
2009년 4월 군 복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무려 20여 편의 논문을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의 학술지에 발표하고 이 가운데 10편이 SCI급 저널에 실려 화제가 된 군의관이 있다.
국군수도병원 안과 전문의 황영훈 대위
[사진]
가 그 주인공. 의무 복무를 시작하면서 그가 세운 목표는 ‘연구 논문 3편’이었다. 3편만 쓰자던 논문은 벌써 25편을 넘어섰고 이는 군 제대 후 생활까지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누구나 다녀와야 하는 군이라면 최소한의 목표라도 설정해 보자는 작은 의지가 의사 커리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군병원에 우선배치 되고자 전문의 취득 후 대학병원에서 녹내장 분야 임상강사 과정을 거쳤다”며 “아무래도 군병원이 일반 부대 의무실보다 환자가 다양하고 시설과 인력이 좋아 연구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 그림, 음악, 운동, 사진, 연구 등 관심 분야에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면 무료하고 빤한 군 생활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대학 연구모임 참석해 감(感) 잡는다”
군의관이 돼서도 대학병원 의료진들과 주기적으로 연구 모임을 갖는 등 연구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의 스승이자 멘토인 고대구로병원 김용연 교수와 연구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공유했다.
황 대위는 “일단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교수님과 상의 후 연구 방향을 정하고 논문파일을 주고받으며 수정ㆍ보완 과정을 거친다”면서 “녹내장 분야의 연구 트랜드나 최신 지견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을 위한 것이 아니니 재미가 붙었고 군 생활 동안 김 교수와 주고받은 연구 논문 관련 이메일만도 200통이 넘는다. 연구 아이디어를 논문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데에는 군병원의 장점이 주요했다.
그는 “현재 하루 평균 외래 환자가 50명 정도”라면서 “대학병원이나 개원가보단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 진료 중에 떠오르는 질문이나 느낌을 그때그때 메모하고, 곰곰이 되새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젊은 장병과 예비역들을 진료하면서 가졌던 소소한 질문들이 결국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구로, 논문으로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하는 연구들이 높은 수준의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논문들이 모여 보다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포부다.
황영훈 대위는 “솔직히 지금까지 쓴 논문들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저널에 투고를 하면서 출판거절도 많이 당해봤다”면서 “이제 막 혼자 일어서기를 시작한 걸음마 단계인 만큼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꾸준히 발전해나가 정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많이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군병원에 대한 막연한 편견 아쉬워"
이렇듯 진료 및 연구 분야에 매진하고 있는 그가 군 생활에 있어서 하나의 아쉬움을 전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편견.
그는 “국군수도병원의 경우 대학병원 수준의 기반이다. 처음에 와서 많이 놀랬다”면서 “운 좋게 병원에 오던 시기에 최신 녹내장 장비들이 도입되면서 주요 대학병원들과 동급의 검사가 가능했다. 또 이 곳 의료진들 중에도 연구 분야에 전념하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다른 민간병원 소견서를 가지고 와 비교하는 환자가 있는 등 막연한 불신감이 가장 안타까운 대목이라는 것이다.
황 대위는 “의사-환자 간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군 의료가 군인 환자 및 가족들에게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번 인터뷰가 미미하게나마 편견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좋은 연구 성과 등이 계기가 돼서 내년 4월 제대 후 진로가 이미 정해진 그는 향후 연구뿐만 아니라 수술 등 실전 쌓기에 좀더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군 제대 후 갈 병원이 현재 정해졌다”면서 “연구 분야에 많은 기대가 있는 것 같아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연구와 더불어 진료, 수술 등 실전을 쌓고 싶다. 지금처럼 환자들과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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