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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한 2011년 을지재단·을지병원
[ 2011년 12월 16일 21시 30분 ]
[초점]
을지재단 산하 병원들은 올 한해 본의아니게 의료계에서 화제의 대상으로 자주 거론됐다. 당사자에게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중요 관심사에서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연출됐기 때문이다.
을지병원은 보도전문채널인 연합뉴스TV 보도채널 컨소시엄에 주주로 참여해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장례식장 음식 본세ㆍ가산세 부과처분 무효·취소 소송에서 패소했고,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제기한 ‘감사결과처분요구처분취소’ 상고심은 대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여기에 지난 15일 을지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하는 비보를 접해야만 했다.
반갑지 않은 소식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을지재단 직원들은 병원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는 등 분위기가 침울하다는 전언이다.
을지대병원, 상급종합병원 지정 탈락
지난 15일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최대 관심사인 상급종합병원 44곳을 지정해 발표했다.
오는 2014년까지 적용되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종합병원 종별가산율보다 높은 수가를 받을 수 있고 각종 표준 의료정책 및 시행시 적용 대상으로 선정되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병원들은 사활을 걸었다.
을지대학병원도 상급종합병원으로 남아 있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그러나 15일 발표된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해 애써왔던 병원 직원들은 복지부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점수를 매겨본 결과 낮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상급종합병원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상했는데 탈락해 매우 침울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실망스러움을 의지로 다잡겠다. 다음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책회의를 진행하는 등 보완할 점을 찾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협력병원 의사 신분 상고심 기각
지난 10월 을지병원은 4년간 지속됐던 법적 공방에서도 패했다. 을지병원이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제기한 ‘감사결과처분요구처분취소’ 소송 대법원 상고심에서 기각 판결을 받은 것이다.
대법원은 을지대병원의 협력병원인 을지병원 의사들의 교수신분을 유지할 수 없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은 을지병원뿐만 아니라 협력병원 파견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다른 병원 의사들에게도 해당하는 판시여서 주목을 받았다.
대법원은 “학교법인 을지학원이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제기한 ‘감사결과처분요구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을 기각한다”면서 “상고 비용 역시 원고가 부담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도 협력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에 교수 신분을 부여하고 있는 다른 병원들은 을지병원만큼 당혹스러운 반응이 아니었다. 지난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사립의대 교원의 협력병원 겸직이 가능토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정부안으로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늦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을지병원은 판결 대상자였기 때문에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의료계에 크게 회자됐다.
대법원 판결과 관련, 을지병원 관계자는 “교과부 조치의 당사자로 소송을 내면서 이 문제에 대한 대표주자처럼 됐다. 현재로서는 의료계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면서 “대법원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을 알았기 때문에 판결을 미뤄왔지만 국회 논의가 진전이 없자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안다. 지난 정권말기 실적 위주의 조급한 명령이 대한민국 의료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게 됐다"고 주장했다.
장례식장 음식 부가가치세 부당 소송 패(敗)
지난 7월 을지병원은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노원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본세ㆍ가산세 부과처분 무효·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장례식장 음식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면세 신고한 을지병원에 세금을 납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을지병원은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상주와 문상객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5년간 63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재판부는 “면세대상인 장의 용역은 시신 처리 및 그 과정에서 예를 갖추는 데 필요한 사항을 말하는 것으로 음식물 제공은 본래 의미의 장의용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기간 장례식장 총매출 170억 원 중 음식물 매출이 37%에 달해 장의 용역에 부수해 공급되는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며 "5년간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아 부과된 가산세 1억7000여만원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당시 법원 판결에 대해 을지병원은 “장례식장 음식물 제공이 장의 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이 내려졌다”면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종합편성채널 출자 논란
지난 1월, 연합뉴스의 보도전문채널 뉴스와이 컨소시엄에 의료법인인 을지병원이 4.959%, 을지재단은 9.917%를 출자하기로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 공공재인 의료법인의 영리활동이 시작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이는 합법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의료법 시행령 제20조는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은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편성채널 선정에서 탈락한 언론사들과 종편채널 도입을 반대하는 사회 인사들은 을지재단과 병원의 출자를 문제삼았다. 종합편성채널 선정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위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언론 인터뷰와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을지재단과 을지병원의 방송국 주주참여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와 민주당 최문순 국회의원은 각각 복지부와 국회입법조사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복지부는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을지재단과 을지병원의 방송국 출자와 관련해서 함구령을 내릴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당사자인 을지재단과 병원은 침묵을 이어갔다. 당시 을지병원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공익을 위한 봉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법적 해석의 부분은 법률 자문가나 법을 다루는 기관이 판단할 사안이다. 우리는 지켜볼 뿐”이라고 답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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