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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건대 송명근 교수와 심장학회
[ 2011년 12월 18일 21시 23분 ]
어느 쪽도 물러설 기색이 없다. ‘치킨 게임’이라도 해보겠다는 기세다. 누구든 말 한마디만 하면 잔뜩 가시돋친 반박이 날아든다.

이 논쟁을 더욱 많이 알아갈수록 ‘저 너머에는 뿔난 도깨비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 편의 이념전쟁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몇 주 전, 드디어 그들이 만날 기회를 잡은 듯 했다. 송명근 교수가 그렇게 바라던 공개토론 자리였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선지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심장학회 측에서는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실망을 표현했다.

며칠 뒤, 송명근 교수를 만나 물었다. “초청 연락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심장학회에 물었다. “역시나, 그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다”고 답했다.

양 쪽은 이런저런 설명을 곁들였지만 결론은 “우리 쪽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 쪽이다”로 모아졌다.

서로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대가들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 것일까. 술기를 둘러싼 논쟁을 뒤로 하고서라도 이것이 과연 대가다운 태도였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수술법을 둘러싸고 양 측은 자신들의 주장만 쏟아내고 있다. 최근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며 젊은 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안철수 씨가 당사자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는 젊은이들을 만날 때면 먼저 말하기 보다는 항상 이렇게 묻곤 했다. “꿈 꾸기조차 벅찬가요? 뭘 바꾸면 좋을까요?”

질문을 통해 정치에 대한 불신을 허물어버린 안 씨라면 아마도 이렇게 묻지 않았을까 싶다.

“제 수술법이 그렇게 잘못됐습니까? 그럼 제가 어떤 부분을 말씀드려야 여러분들의 의혹이 풀리겠습니까? 무엇을 더 보여드릴까요?”

“우리 주장이 잘못됐나요? 우리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요? 그럼 우리 생각을 어떻게 바꿔보는 게 좋을까요?”

묻지도 않은 말에 답하니 코드가 안 맞을 수밖에. "전문가들은 잘 알지 못해도 척보면 알 수 있다"느니 "아무것도 모르면서 비난만 한다"는 말 대신 그들이 만나서 정정당당히 얼굴을 붉히는 모습, 서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해법 찾기에 나서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의학적으로 대가를 이룬 전문가 중 전문가들이니 해법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로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다는 소식에 몇 주 전 기억을 떠올려봤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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