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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만호 회장 "국민에 치부 드러내 자괴감"
[ 2011년 12월 26일 08시 17분 ]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26일 '2012년 신년사'를 통해 의료계의 현 상황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규정했다. 춘래불사춘은 '봄은 왔는데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라는 뜻으로, 현재의 상황을 비관할 때 쓰는 말이다.
의협 현직 회장이 신년사에서 비관적인 인사를 건넨 배경에는 의료계의 갈등구조가 굳어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선택의원제로 촉발된 내부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벌어진 임시대의원총회 폭력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경 회장은 "누구나 새해에 새희망을 찾게 마련이지만, 의료계는 새해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지금 의료계가 처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국가통제체제로 인한 척박한 의료환경을 개선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갈수록 악화되는 오늘의 현실이 구조적인 요인"이라면서 "우리 의료계 내부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합리적인 대화를 통한 소통은 없고 일방적인 주장만 있는게 의료계의 적나라한 현주소임은 회원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며 "지난 12월 10일 있었던 임총 폭력사태는 그 결정판"이라고 했다.
경 회장은 "이 모든 게 제 부덕함의 소치임을 모르지 않지만 온 국민에게 우리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였다는 점에서 자괴감이 든다"며 "정치판보다 더 정치판 같은 이 안타까운 현실을 바로잡지 않고는 제도개선은 커녕 의료계의 앞날은 날이 갈수록 더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임기 이후에도 의료계 내부가 진정성과 합리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게 경 회장의 메시지다.
경 회장은 그러나 국민건강보험법 헌법소원이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다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다며 자신의 정책을 적극 홍보했다.
그는 "위헌결정을 거대공룡 공단으로 상징되는 강고한 국가통제체제의 완화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물론 위헌 결정이 난다 해도 정부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단순히 재정의 분리운영만으로 모면하려 할 공산이 크다. 어떻게든 여기서 실마리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의약분업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경 회장은 "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약제비 증가로 건강보험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져 의료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비용·효과적인 처방을 강제하지만,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라며 "국민에게 이를 적극 알려야 한다. 국민의 요구에 의해 의약분업이라는 허울만 좋은 비효율적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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