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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전공의 4년차 비애감
[ 2011년 12월 30일 22시 20분 ]
"정말입니까? 그나마 자존심이라도 지켜주나 했더니 역시, 기대하는 게 아니었네요. 힘들고 위험하지만 소신있게 이 길을 택한 사람이 돈벌이를 걱정하지 않고 진료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의 흉부외과 수가 인상 원상복귀 움직임에 대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4년차 김정환씨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시종일관 실망감과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김정환씨는 "의과대학 동기들 중 신경외과, 피부과를 선택한 이들은 1년차를 제외하고는 이틀에 한 번씩 오프를 통해 자기 시간을 가지더라"며 "그런데 흉부외과는 4년차가 될 때까지도 일주일에 한번 집에 가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년차 때 너무 힘이 들어 3~4일간 '방황'을 한 경험을 제외하고는 많이 부족하지만 여태까지 환자들을 치료하며 보람을 느끼며 살아왔다"며 "그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흉부외과 100% 수가 인상을 둘러싼 일련의 정부 정책에 대해 그는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돼 버렸다"며 "아니, 그나마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었던 흉부외과 수가 인상조차 제자리로 돌아간다니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2~3년 효과는 없을 지 몰라도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했다면 지금 이같은 조치가 내려졌겠나라며 반문했다.
운(?)좋게도 수가 인상이 적용되던 그 해 김정환씨는 1년차 전공의였다. 이 곳 저 곳에서 흉부외과 수가가 인상이 됐다고 하더니 실제로 피부에 와닿았다.
김정환씨는 "월급이 올라간다니 당연히 좋았다. 지금에서 돌이켜보면 그 동안 우리가 고생했던 부분에 대해 못 받았던 보상이라 생각하니 씁쓸한 기분이 교차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솔직히 월급을 인상시켜주는 것보다는 이렇게 4년 동안 고생을 하고도 무언가 일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모두 미래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뚜렷한 답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3년차 전공의인 김정환씨는 이제 전문의 시험을 준비해야할 4년차에 접어든다. 멀고도 먼 수련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시점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더욱더 긴 터널을 지나야 한다.
다행히 흉부외과를 선택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부모님은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있고 믿어준다고 했다. 흔들림 없이 이 길을 택했고, 후회한 적도 없다.
김정환씨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오던 의사상으로 가장 가까운 모델이 흉부외과 의사다. 그래서 망설임이 있을 수 없없다"며 "결정적으로 인턴을 돌면서 흉부외과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애초에 돈을 벌고 싶었다면 다른 과를 선택했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수가 인상 정책이 사회적인 보상, 즉 흉부외과 의사들의 기를 살려줄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시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물론 수가 인상이 앞으로 젊은 흉부외과 의사들의 사기는 돋울 수 있을지 언정, 선택을 뒤엎을 만큼 효과적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간다면 숨통을 트일 수 있을만한 것은 그 어느 곳에도 없다는 지적이다.
김정환씨는 "앞으로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각 병원이 대승적인 결단과 복지부의 장기적인 정책 마련이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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