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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크다"
[ 2011년 12월 28일 14시 41분 ]
찬바람에 코끝이 매섭지만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과 나눔이 있기에 따뜻하다. 연말연시 훈훈한 온정으로 나눔 활동에 동참한 병원들이 많기에 싸늘한 날씨에도 훈훈한 온기가 느껴진다. 특히 연세의료원은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종교적 이념을 바탕으로 평소에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섬마을이나 산간오지 거주자들에게 의료봉사와 수술지원 등 소통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사회적 책임활동에 앞장서고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선천성·급성 질환을 앓는 저소득층 환자들을 돕는 사랑 나눔 후원회를 20여년간 운영하면서 600여명에게 의료비를 지원했다. 이같이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병원 봉사활동을 자세히 들여다봤다.[편집자주]

세계적인 의료수준을 보유한 세브란스병원도 시작은 기부였다. 선교사 알렌이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인 제중원을 세웠지만 곧 운영난에 빠지게 되고 이후 운영을 맡은 에비슨 박사는 미국 독지가 루이스 세브란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세브란스는 한국이 병원 하나 없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크다”며 거액을 기부했고 제중원은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브란스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시작이 기부여서일까. 세브란스병원은 십일조 정신에 따라 국내외 의료 불모지를 찾아 환자치료는 물론 및 치료비 지원, 병원 설립, 의학 교육 등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연세의료원 이철 원장은 십일조 나눔 운동이 봉사와 헌신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세브란스 정신 회복과 사회 나눔 분위기 확산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십일조에는 금전 기부 뿐 아니라 재능을 나눠 빈곤국가 의료를 지원하고 시간을 나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데 기여하는 방법 등이 있다. 세브란스는 이 세 가지를 국내외에 복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재능·이익·시간 기부

세브란스병원은 2009년부터 제주도 시흥리 마을, 우도면 등과 1사 1촌 협약을 맺고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진료비를 지원하고 농산물 거래를 돕고 있다.

의료인으로서 재능과 진료비 등 비용, 봉사활동에 드는 시간까지 복합적인 나눔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집안사정이 어려운 시흥리 김 모 어린이 변실금을 치료하면서 200여만원인 본인부담금 일체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부담하는 한편 수막종을 앓고 있지만 부양가족이 많아 일을 쉴 수 없었던 부 모 씨에게는 교직원들이 모은 2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건강검진 활동을 펼쳤고 2009년 시흥초등학교에 책 2000여권을 기부한 것이나 우도 감귤 1500만원어치를 공동 구매하기도 했다.

이런 세브란스와 제주도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연세의료원 심원흠, 장병철 교수와 김용구 전 중소기업협회장이 여름 휴가 대신 제주도 무료 봉사활동을 하자며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1990년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시작해 남제주군, 우도면 등으로 봉사를 확대해 나갔으며 마침내 세브란스 병원과 제주도 1개 마을이 협약을 맺게 되는 등 전사적인 활동으로 이어지게 됐다.

▲20년간 이어진 해외봉사

연세의료원 봉사정신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의료 불모지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그중 한 사례가 몽골 울란바토르 시와 공동으로 설립한 연세친선병원이다.

연세친선병원은 1994년 직원 20명으로 시작한 이래 현재 의사 26명 등 교직원 70여명이 14개 과목을 맡아 진료하고 있으며 환자는 하루 평균 600여명에 달한다.

단기적인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몽골 의료환경의 장기적 개선을 위해 의학교육을 돕고 있다. 1993년부터 몽골국립의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수들을 초청해 6개월간 연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렇게 연수받은 몽골의학자는 작년까지 86명. 연세친선병원 연수인원을 합치면 총 129명이다.

우즈베키스탄에도 성형외과 박병윤 교수 및 10여명의 의료진이 1999년부터 선천성 기형환자 및 화상환자들을 대상으로 봉사를 13년간 이어오고 있다.

박 교수팀 역시 매년 환자 3~40명을 돌보는데 그치지 않고 현지인에 의한 지속적인 봉사활동의 길을 찾았다. 물고기를 잡아 주는 대신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진정한 의미의 의료봉사를 행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2000년 당시 타쉬켄트 병원 조교수인 Dr. Murod를 초청해 2년간 연수는 물론 생활비까지 지원했으며 이후 Dr. Asror 등 학자들을 불러 연수를 받게 했다.

그 결과 이들은 2003년 우즈벡 최초로 성형외과를 개설하고 2008년에는 제 1회 중앙아시아 국제 성형외과학술대회를 개최함으로서 자국 내 성형외과 기틀을 닦았다.

이 철 의료원장은 “단순하고 일시적인 의료봉사 대신 ‘참여 지향적’인 의료활동을 펼친다면 향후 몇 십년 내 의료후진국의 의학과 의료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이 같은 해외 봉사활동의 취지를 밝혔다.

▲특이질환 후원
지역별 의료 불모지 뿐 아니라 발병확률이 낮아 치료비용이 높은 특이질환에 대한 후원도 이뤄지고 있다. 선천성·급성 질환을 앓는 저소득층 환자들을 돕는 사랑나눔 후원회는 심장혈관병원이 개원한 1991년부터 연 20만원 후원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587명에게 16억 6000만원을 지원했다.

후원금은 교직원 모금과 외부 후원으로 이뤄졌다. 의료원 직원들이 실천하는 급여 1% 기부금 중 일부와 LGU+, 굿피플 등 외부 기업이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58명이 1인당 평균 2백만 원 이상 기부하는 등 활발한 나눔활동을 펼쳤다.

특히 윤선옥씨는 1995년부터 지금까지 총 1억 5천여만 원을 후원해 사랑나눔 후원회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 캐나다 현지교민들로 구성된 캐나다 심장병어린이 후원회는 정기 골프대회와 음악회, 미술전시회를 열어 모금운동과 후원회를 홍보하고 있으며 서울청소년리코더 합주단은 자선연주회를 통해 마련된 수익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장병철 심장혈관병원장은 “많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사랑과 나눔의 세브란스 정신을 실천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쉬운 점
안타까운 측면도 있다. 이런 봉사활동에 비해 후원은 그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이 철 의료원장에 따르면 MD앤더슨, 메이요 병원 등 주요 병원은 기부율이 13%지만 연세의료원은 1.7%에 불과하다.

연세의료원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세상에 사랑을 전파하기 위해 발전위원회를 지난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는 월 2회 실행위원회를 열고, 집중거액모금 캠페인, 모금 워크숍 등을 갖기도 했다.

매년 1억원씩 총 10억원을 기부하기로 한 본죽 김철호 대표는 “막상 기부를 하고 보니 내가 더 받는 게 많았다”며 “마음의 축복과 기쁨을 위해 기부를 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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