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자보심사 심평원 위탁, 병원계 전향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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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심사 심평원 위탁, 병원계 전향적 변화


[ 2011년 12월 29일 02시 54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자동차보험 심사를 위탁하는 방안에 대해 일선 병원 실무자들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아직 소수 의견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의료계가 “진료의 자율성을 다시 한 번 옥죄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향적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국토해양부가 자보환자 허위·부당 청구문제를 지적하는 손해보험협회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보환자 입원·통원 가이드라인’에 대한 법제화를 검토하면서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자보환자의 입·퇴원 문제를 보험사측의 입맛에 맞춰 재단하는 것도 모자라 법적인 강제성마저 가지게 돼 의사의 고유권한인 진료권마저 제약할 가능성이 커 다급해진 것이다.

더군다나 일선 의료기관들 가운데는 “심평원 심사보다 자보환자 치료비 청구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보험사들의 고자세에 대한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체 환자 가운데 자보환자 청구액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시원스럽게 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시스템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환자 개개인을 진료할 때 마다 보험금액이 확인 가능한 건보환자와 달리 자보환자의 경우 총액을 따져 몇 개월에 걸쳐 지급되는 통에 재무제표 상 미수금으로 남아있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보험사에 청구해 놓고 나서도 검토동의나 분쟁심의 제출이 빈번한 까닭에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손해보험사에 말을 바꾸기라도 하면 결국 분쟁으로 이어져 병원 입장에서는 무척 골치 아픈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가 여전히 자보환자 심사를 심평원으로 이관하는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고, 법안 역시 국회에서 계류된 채 표류 중인 만큼 일선 의료기관들의 이 같은 바람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그는 “최소한 자보 문제에 손질을 가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의료계도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높고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