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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한국사회 뒤흔든 의료관련 사건
[ 2012년 01월 03일 03시 52분 ]

[기획 하]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일도 지난해 11월 세간에 알려졌다. 국내 장기기증자 감소에 따른 장기수급 악화가 원인 제공을 했다. 급성환자와 가족들은 대기 순서가 길어지자 무리를 해서라도 수술을 받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 같은 심정을 간파한 전문브로커들은 중국 현지 장기매매 브로커와 공모, 신장과 간 등 장기 이식을 희망하는 급성환자 94명을 중국행 비행기에 태웠다. 그동안 국내에서 장기매매가 암암리에 이뤄지긴 했으나 해외 원정 매매 및 이식이 이처럼 대규모로 적발된 것은 드문 일이다.

브로커들이 이런 불법 활동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름 아닌 인터넷 커뮤니티(카페)가 있었다.

이들은 ‘상해이식OO회, 새생명OO, 중국장기이식 OOOO' 등 인터넷 까페 7개를 개설했다. 이 곳에서 중국원정 장기이식수술 희망자를 모집하기로 현지 브로커와 합을 맞췄다.

이로써 2006년 6월부터 2011년 3월 사이 만성신부전증환자 및 급성간암환자 등 94명을 알선해주고 수술비, 장기매입비 등의 명목으로 이들로부터 1인당 1억여원을 받아 챙겼다. 소문으로만 퍼졌던 중국 원정 불법 장기이식이 무려 5년 여 간 성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성공 확률 희박한 환자까지 수술 받다 사망…'도 넘은 장기매매'
이들은 중국인 가명을 사용하는 등 신분세탁을 통해 중국 광서성 소재 병원 등에서 신장ㆍ간이식수술을 받도록 알선하고 입원 및 수술확인서 등의 위조까지 감행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수술한 환자에게 국내 보험회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입원 및 수술확인서를 위조, 환자에게 교부해왔다”면서 “특히 브로커들은 성공 확률이 희박한 사람들까지도 무분별하게 수술시켰다”고 밝혔다.

중국 국내법상 외국인에게 장기공여가 금지돼 있어 중국인 명의로 수술, 국내에서 보험금 청구가 어렵게 되자 브로커가 입원·수술확인서를 환자이름으로 위조해주고 환자가 국내 보험사에 제출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위험천만한 원정이식은 결국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말을 낳기도 했다. 말기 간암환자 등 이식 성공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사람들까지도 수술 절차를 진행, 사망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더욱이 환자들에게 이식된 신장과 간은 대부분 중국 사형수나 교통사고 사망자의 장기로 알려져 파장이 컸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이병진 경정은 “중국 내 장기 밀매사범 증가로 인해 중국인의 반한 감정이 초래되는 등 국가 이미지까지 실추시켰다”며 “불법 장기매매 알선사범들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병원ㆍ장례식장-경찰등 유착…변사체 유치 사건
11월 병원 및 장례식장, 경찰 등이 얽히고 설킨 변사체 유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추악한 거래의 실상도 낱낱이 드러났다. 시신을 두고 리베이트와 같은 뒷돈 거래가 횡행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1월 변사자 시신을 유치하려 병원·상조업체 직원 및 경찰관 등에게 870여 차례에 걸쳐 약 1억9000만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한 병원 장례식장 업주를 구속기소했다. 또 병원 및 상조업체 직원 등은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사망자 정보를 주거나 장례식장에 사망자를 보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일부 병원은 변사체 유치를 통해 장례비를 챙겨왔다. 얼마나 많은 변사체를 유치하느냐에 따라 떨어지는 수익에도 큰 차이가 나게 된 것이다.

검찰 측은 “장례식장 업주가 장례 알선료 외에도 장례 절차 전반에 걸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결국 장례비용 증가로 이어져 유족들만 정신적 충격 외에 장례비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교통사고나 자살 등으로 숨진 변사 시신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세간에 충격파를 안겨줬다. 변사 시신은 보통 유가족들이 선택하기 전 경찰이 가까운 병원 장례식장 등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 문제 소지가 있어왔다.

변사사건은 또 유족확인이 곤란한 경우 원활한 검안을 위해 병원과 장례식장이 함
께 있는 곳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장례식장만 운영하는 업체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개연성도 있었다. 형사들이 현장에 출동하기 전 이미 장례업소 운구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경우도 빈번했다는 전언이다.

따라서 병원 장례식장 유착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경찰청 측은 변사사건 처리지침을 마련해 배포하는 한편 일제 점검을 확대 실시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탁이나 직영 형식으로 장례식장이 딸린 병원들은 조직적이진 않지만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변사를 유치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변사 사건에 대해서는 계속 점검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영기자 k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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