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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 ‘사카린’ 규제 완화
[ 2011년 12월 30일 21시 46분 ]
[긴급진단]
설탕보다 300배 단 맛을 내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한 ‘사카린’. 우리나라에서 제한적으로만 사용돼온 이 인공감미료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2011년 제3차 기업환경 개선 대책’에서 사카린의 사용기준 완화 검토 내용이 포함됐다. 골자는 미국 등에서 안전성이 확보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지나치게 사용 규제를 받고 있는 사카린에 대해 사용기준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977년 캐나다에서 사카린이 투여된 쥐에서 방광암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은 후, 지난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유해물질 항목이 삭제됐지만 국내서는 최근에야 관련 검토가 이뤄졌다. 그리고 마침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12월 20일 사카린에 대한 사용기준 완화에 대해 행정예고했다. 그 동안 억울한 누명을 쓰고 묻혀왔던 사카린의 규제가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편집자주]
사카린 규제부터 완화까지
사카린은 1879년 미국 Jhons Hopkins 대학에서 Ramsen 교수와 연구 파트너였던 Fehlberg에 의해 발견됐다. 세계 대전을 두 차례 겪으면서 물자가 부족했던 당시 사카린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부족했던 설탕 대신 단 맛이 깊고 가격 역시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7년 사카린은 캐나다 보건방어연구소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방광암이 발생됐다고 보고되면서 유해 논란에 휩쌓였다. 이후 25년간 그 진위를 가리기 위해 종 간(쥐-원숭이-인간) 생리적, 대사적 특성과 발암 연관성에 대한 광범위 연구가 수행됐다.
결과적으로 사카린은 인체 DNA와 작용해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어떤 기전도 관찰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무해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에 199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는 연구 결과를 채택해 1일 허용 섭취량을 종전보다 2배 늘렸다.
또 미국 FDA와 유럽 식품안전국(EFSA)은 1995년 사카린의 인체 무해성을 승인했다. 발암물질을 분류하는 국제암연구소(IARC)는 1999년, 미국 독성학 프로그램(NTP)은 2000년도에 각각 사카린을 발암 물질 항목에서 제외시켰다. 2010년 12월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유해 물질 항목에서 삭제되면서 사카린은 자유를 찾았다.
국내 사카린 규제 현황
그렇다면 국내 사카린 규제 현황은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는 1962년 6월 12일 각령 제811호 품목에 지정됐다. 이후 사카린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는 1989년 시작됐다. ▲절임식품류 ▲건포츄 ▲청량음료 등을 제외하곤 모든 식품에 첨가가 제한됐다.
이후 1990년 7월 1일 ▲절임식품류(김치류 제외) 및 건포류(어포, 육포)에 있어 1kg당 1.0g 이하 ▲분말청량음료에 있어 1kg 당 2.0g이하 ▲껌 ▲과자류(알사탕류 및 식빵제외) 등 14개 품목에만 사용이 허가됐다. 1992년 3월 1일에는 ▲껌 ▲과자류 등 8개 품목이 삭제됐고 2000년 7월 15일 ▲분말청량음료류 품목 삭제 등 제한적으로 철폐됐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엄청난 규제가 존재했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유럽의 경우 ▲과자류 ▲주류 ▲과채 가공품 ▲코코아 ▲초콜릿 가공품 ▲잼류 ▲조미식품 ▲빵류 및 믹스 ▲즉석 조리식품 ▲디저트류(아이스크림 등)였고 일본은 ▲과자류 ▲곡류 및 두류가공품 ▲해조류가공품 ▲간장 ▲발표음료 ▲조미식품 ▲당시럽류 ▲플라워페이스트 ▲잼류 ▲미소 ▲병·캔 제품 등에 사카린 사용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무했던 실정이었다.
사카린 규제완화 위한 움직임
최근 한 국내 사카린 제조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사카린 첨가물 규제 완화를 요청하면서 정부는 비로소 검토에 나섰다. 이 업체는 미국 등에서 사카린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는 점을 필두로 사카린의 가격대비 효용성과 단맛 강도가 높다는 점 등을 제시, 산업적으로도 유용하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외국에서 안전성이 확보된 사카린에 대해 보다 저렴한 제조공정을 거칠 수 있으면서 소비자들 역시 값싸게 소량으로도 단 맛을 느낄 수 있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은 세계 각국의 사카린 사용 현황을 분석하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왔다. 지난 11월 10일 ‘사카린나트륨 관리방안’을 주제로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열린 제46회 식품의약품안전열린포럼에는 국내 유일의 사카린 제조회사인 JMC가 요청한 사카린 사용 확대 품목군이 공개됐다.
JMC가 요청한 품목은 사카란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 등을 제외하고 모두 식품군으로 구성됐다.
이들 품목은 ▲과자 ▲캔디류 ▲빙과류 ▲빵류 ▲아이스크림류 ▲추잉껌 ▲잼류 ▲양조간장 ▲소스류 ▲토마토케첩 ▲조제커피 ▲탁주 ▲소주 등 13개다. 대부분 유럽과 일본에서 허용된 품목들이다.
앞서 지난 9월 22일 식약청 국정감사에서도 사카린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하균 의원(미래희망연대)은 국정감사에서 “사카린은 설탕보다 300배 가량 달면서 칼로리가 없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당뇨 및 비만 환자들에게 설탕 대신 널리 사용되고 있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며 “암 유발물질 논란도 해결된 만큼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1월 3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3차 기업환경 개선대책’을 확정 및 발표하면서 사카린에 대한 규제완화 검토가 본격화 됐다.
발암 누명 벗고 식품부터 다시 첨가
이 날 유복환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사카린은 미국환경보호청이 유해물질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안전성 논란에서 대부분 벗어났다”며 “당뇨 및 비만환자의 식단으로 사용 확대가 가능하고, 전량 수입하는 원당 대체가 가능하지만 현재 사용이 극히 제한돼 있다”고 전해 사카린 규제 완화에 대한 청신호가 켜졌다.
결국 식약청은 12월 20일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며 사카린 사용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카린 기준 신설 품목으로는 ▲추잉껌 1.2g/kg이하 ▲잼류 0.2g/kg이하 ▲양조간장 0.16g/kg이하 ▲소스류 0.16g/kg이하 ▲토마토케첩 0.16g/kg이하 ▲조제커피 0.2g/kg이하 ▲탁주 0.08g/kg이하 ▲소주 0.08g/kg이하 등 8개 식품이다.
당초 제안됐던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 어린이 기호식품들에 대한 규제는 그대로 진행된다. 국민 정서를 반영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미 안전성에 대한 오해는 풀린 상태이고, 다른 국가들 중에서도 사카린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일본조차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에 사카린 사용이 허가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조만간 이 부문의 확대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성기자 l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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