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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학장들이 말하는 '협력병원 교수'
[ 2012년 01월 02일 02시 49분 ]
4년 여를 끌어온 협력병원 파견 전속 전문의의 의과대학 교원 임용 문제가 일단락됐다. 구랍 12월 30일 극적으로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교원 지위를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을지학원이 제기한 소송이 그 시작이었지만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면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사립 의대도 함께 마음을 졸였다. 법안이 통과된 지금 겸직 근무 방지를 위한 범위와 기준, 절차 마련의 쟁점과 대법원 판결을 받은 을지병원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 이에 따라 해당 문제를 안고 있는 사립 의과대학 3곳 학장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질문은 6가지로 정했다.[이번 3개 사립의대 학장 질의는 법안 통과 전인 12월 중순에 진행됐던 것임을 밝힙니다]

[질의 내용]

1) 을지병원 파견 전문의의 을지대 의과대학 겸직을 허용치 않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견해.

2) 그동안의 논란과 대법원 판례 등을 계기로 협력병원의 부속병원 전환 및 겸임교원 활용 방안 등을 대학에서 진행한 적이 있는지.

3) 대법원에서는 을지대 협력병원 전임교원들의 주 업무가 고등교육법상 전임교원의 실질적인 학생 교육ㆍ지도와 학문연구가 아닌 외래 환자 진료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의견.

4) 협력병원 전임 교수 신분이 일선 의료 현장과 국내 의학교육의 질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

5) 협력병원과 교원 수의 양적 증가에 집중했던 의료계 관행이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돼야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협력병원 교원 자격 기준과 의대 및 병원 교육의 질 관리 등을 새롭게 정립해야할 부분들이 있다는 목소리가 그렇다. 이러한 의견에 대한 견해.

6) 교과부는 이번 사안 해결을 위해 사립의대 교원의 협력병원 겸직이 가능토록 하는 법적 근거(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를 마련했다. 그러나 향후 시행령으로 무분별한 겸직 근무를 방지하기 위해 그 범위, 기준 및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하는 쟁점이 남아 있다. 의료계 입장에서 남은 절차를 어떠한 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1) 먼저 대법원의 판결은 존중돼야 하고 판결에 대해 논의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근본적인 입장이다.

2) 법원에서 교과부 감사처분의 시정요구가 정당하다고 최종 결정한 만큼 학교법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3) 의사양성 교육과정에서 임상의학실습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학생실습이 진행되는 동안 수행되는 임상의학 전임교수의 진료행위를 교육이 배제된 단순한 진료행위로만 간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립 및 사립대를 막론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대 임상의학 전임교수의 주된 업무는 진료이고 그러한 진료행위 자체가 바로 현장에서 이뤄지는 교육이다.

3) 의대에서, 미래의 한국 의료계에서, 국민의 건강을 담당할 훌륭한 의사를 양성하는 제일선에서 활약하는 사람이 바로 의대 교수다. 의사양성을 위한 엄격한 의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과 같이 1명의 유능한 의대교수를 양성하기 위해 각 의대와 병원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교원의 해외연수 및 연구 활동, 교육을 위한 자기개발 등에 투자를 해왔다. 이번 판결로 인해 그동안 장기간에 걸쳐 많은 투자로 육성된 1600여명의 우수한 교수인력이 실질적으로 의학교육의 현장을 떠나게 될 처지에 놓여 있다면 이는 우리나라 의학교육계와 의료계의 큰 손실이라고 본다.

4) 양적 증가에 치중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비록 협력병원과 임상의학 전임교원 수 증가가 의료기관의 양적 증가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의료계의 지속적인 발전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 의학과 의료 수준이 단 기간 내에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 우수한 의료의 혜택을 대다수 국민이 누리게 됐다는 순기능을 간과해서는 이 사안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양적 확장에 치중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수용해 이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이뤄지면서 아울러 의학계의 발전 노력에 대한 이해가 병행될 때 건전하고 발전적인 사회적 합의가 합리적으로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부연하고 싶다.

5) 이번 사태는 입법 미비에 기인한 것으로 교과부가 정부입법을 추진했던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한다. 또한 저희는 18대 국회 회기 내 관련 법안이 순조롭게 처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질문에 언급한 내용을 포함해 관련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공청회나 위원회 등과 같은 기구를 구성하거나 정책논의의 장을 마련해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높여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


1) 대법원에서 서울을지병원 교수들은 주 근무가 외래 진료에 있다고 판단하면서 아울러 학생 교육에 기여한 바가 없으며 이에 교수로서의 자격이 미비하다고 판결했다. 의대 본연의 목적은 교육, 연구 및 진료의 큰 틀로 이뤄져 있다. 교육 분야에서 타 전공처럼 강의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실습이 주요 교육으로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로 생각된다. 다른 한편으로 의대 교수들은 연구 업적을 큰 평가 기준으로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평가 및 언급은 전혀 없이 교수들이 외래 진료로 수입을 올리는 영리 법인(?)의 고용자처럼 판단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

2) 교과부에서도 현재 7개 대학의 협력병원 교원 자격 논란은 많은 문제가 있다고 인지해 이미 2~3년 전부터 공청회, 의학인증평가원에 연구용역 등을 통해 문제 해결법을 도출했다. 개정안의 통과가 중요한 것이기에 논의는 진행된 적이 없다.

3) 1번과 동일하다.

4) 의과대학 전임교수는 교육, 연구, 진료를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특히 최근 교원 역량 강화책의 일환으로 전임교수의 교육 및 연구에 대한 평가 기준은 그 어떠한 과학 분야보다도 더 상향돼 있다. 특히 학생 교육에 있어서 의학 분야는 타 분야보다도 더 앞서 발전하고 있다(예: 의학교육학회, 의학교육학, 인문사회의학 교실 등). 전임 교수를 겸임 교원으로 전환 시에는 전임 교수에 대한 교육 및 연구의 헌신적인 의무를 요구할 수 없게 돼 의학 교육 및 연구의 수준이 떨어지게 될 것은 자명하다.

5) 미국의 가장 훌륭한 의과대학인 하버드 의대는 총 17개의 협력병원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2900명의 전임 교수 및 5000명의 겸임 교수가 서울대 의대 총원과 비슷한 1000여 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의학 연구를 수행하면서 진료를 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우리나라에서 협력병원과 교원 수의 양적 증가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학생들을 위한 좋은 교육 그리고 우리나라 의학 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전임교수의 수는 많을수록 더 좋은 의과대학을 만들 수 있다. 또 이는 의학연구 발전과 나아가 우리나라 과학계 발전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다. 이미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전임 교원의 자격 및 승진 규정은 자체적으로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교과부에서도 잘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다.

6) 공청회나 의학교육평가원의 공통된 의견은 전임 교원 기준은 각 협력병원 교육에 대한 기여도, 연구 성과 및 진료 공헌도를 평가해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의대 교수의 주 업무는 교육, 연구 및 진료다. 의대의 전임교원 기준에 있어 강의 시간, 학생 수 등 학생 교육만을 고려해 교원 수를 제한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의학 발전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학연구 및 난이도 높은 질환에 대한 진료 등은 의학계를 선도하는 전임 교수들을 평가하는데 꼭 필요한 기준으로 고려돼야 한다. 우리나라 전반적인 국립대학 및 사립대학의 전임교원 기준이 있다면 참고사항이 돼야 할 것이며, 미국 하바드 의대의 교원 수가 왜 많은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1) 학생 교육, 특히 임상 실습 교육에 대한 의대 교육제도의 특수성을 배제하고 실정법 범위 내에서만 판결한 것에 대해 아쉽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다. 사실 교과부에서는 그에 대비하는 법적 근거를, 일부 의료계의 견해를 수렴해 마련하지 않았나? 교과부가 사립학교법 개정을 좀 더 서둘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의견 수렴이나 정책 검토 등 시간이 소요되긴 하는 정책 결정이었지만…).

2) 관동의대는 그동안 협력병원 체제로 의대를 운영하고자 했다. 물론 미국과는 문화 및 정서의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 의대는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 형태이며 그럼에도 교수 발령을 내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또 학생 교육이나 연구에도 협력병원이라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부속병원이 없다고 의대 학생 정원 감축 등 행정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관동의대도 곧 부속병원을 인수 또는 신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속병원이 있다하더라도 협력병원 임상의들의 교수 신분은 유지할 것이며, 학생 교육의 다양한 병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겸임 교원은 사학연금 혜택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겸임 교수 개개인에게는 어떤 의미에선 대우가 좋은 ‘시간강사’ 의미밖에 안되기에, 또 의료계에서는 겸임교수 의미도 잘 모르기에 겸임교수 활용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3) 협력병원마다 그리고 협력병원 안에서도 임상 과별(또는 교실별)로 학생 실습이나 교육에 관여하는 정도, 범위에는 실제로 차이가 많다. 협력병원 임상교수 중에서도 직접 학생 교육에 참여하지 않거나 못하는 교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협력병원이나 임상 과(교실)라 하더라도 전공의 교육, 또 전공의 교육을 통해 간접적으로 학생 교육에 결과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의대에서는 단순 강의나 임상실습만이 학생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임상교수들이 환자와 대화하는 것을 비록 곁눈질로 본다고 해도 이를 보고 배우고 보완하게 된다. 그 자체가 환자와의 소통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 의과대학 교육과정에는 정규 과정에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늦은 시간까지 전공의를 따라다니며 당직을 서거나 전공의에게 환자에 대한 태도, 임상술기를 배우는 것 등 특유의 교육방법이 존재한다. 이도 사실은 임상교수가 있기 때문에 전공의에 의한 학생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이 밖에 생활 지도, 진로 상담 등 의사라는 직업 선배로서 생활 지도 역시 자주, 긴밀히 하게 되는데 이도 교수라는 신분과 자격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이다. 강의 시간이 적다고 교수 자격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의료계에선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나름대로 법적인 기준이 있어 그런 판결을 했다고 생각하며 단지 사립학교법 개정안으로 법률 개정을 해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 대학 교수 신분은 환자를 진료할 때 신뢰도를 높이는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임교수 신분에서는 학생 교육이나 지도에 적극 관여하는 것이 의무이나 또 그런 자격이 있기 때문에 교육과 생활 지도에도 책임있고 성의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교수 자격이 없는 단순 임상의 자격만으로는, 그리고 시간강사나 겸임교수 자격으로는 학생 생활지도나 진로 상담 등에 직접, 그리고 지속적으로 관여하기 어렵다. 학생 입장에서는 협력 병원이 많을수록, 다양한 환자 경험을 할 수 있고 여러 조건에서 임상 실습을 해 보는 ‘산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단기간의 평범한 임상 경험이라도 이는 어쩌면 평생 기억할 수 있는 다양한 임상실습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협력병원이 많을수록 또 협력병원 전임교수가 많을수록 의과대학 학생 교육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전임 교수라는 신분이 주어지면 그 임상의는 학생 교육에 좀 더 의욕적이고 책임감 있게 학생 교육과 생활 지도에 임하게 될 것이다. 단, 각 대학 자체 기준으로 협력병원 임상의들의 전임교수 발령 및 승진 기준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5) 협력병원과 교원 수의 양적 증가 문제를 지적한다면 이는 국립대학병원, 국립의료원, 도립의료원, 보건소 등에서 제공해야 할 공공의료 서비스 문제 등과도 연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별도 의견은 제시하지 않겠다. 단, 교원 자격기준과 이에 따른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각 대학의 자율 범위에서 그 임명 기준과 승진 및 탈락 기준을 마련하면 될 것이다.

6) 교과부에서는 임상교수가 협력병원 겸직이 가능하다는 법 개정의 큰 틀에서만 관여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교과부 관료 위주의 관치주의는 시대착오적이다. 협력병원 임상교수 임명과 재임용 여부, 승진 등 이러한 정도는 각 대학 교에 그리고 각 의과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이는 현재도 시행하고 있는 사항이며 교수 임명과 승진 자격 등에 대해 교육부는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학생 교육에는 대형병원 위주로 찾아오는 암 환자 등 중증 환자나 희귀 질환자를 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방 소규모 병원이나 의원급에서 진료 과정을 접하는 것도 의학교육에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경우에 교수직을 발령하는 학교는 없을 것이다.(외래교수 발령은 논외)

또 현재도 협력병원 임상의 중에는 임용 기준이나 승진 기준을 따르기 어려워 교수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다시 말해 협력병원 임상교수의 임용 및 재임용, 승진과 같은 기준 절차 등은 각 대학에서 운영하는 교수 임용 절차에 따르면 된다고 생각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겨울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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