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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전문의사제도 과연 실효성 있나
[ 2012년 01월 18일 21시 11분 ]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된 항공전문의사 제도가 국제기준을 맞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항공전문의사'는 지정된 교육을 받은 의사가 항공법 31조에 따라 항공기를 운행하는 승무원 및 항공교통관제사의 건강을 평균 1년씩 점검, 확인증을 발급하는 제도다.

항공기는 고도와 속도 변화가 심해 지상과 몸상태가 달라질 수 있어 별도 교육이 필요하고 한번 사고가 일어나면 결과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신체검사를 통해 적절한 몸상태를 유지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이 자격증을 얻기 위해 우리나라 의사들이 투자하는 시간은 불과 24시간이다. 미국 108시간, 유럽, 영국은 120시간이며 모두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15시간인 일본은 5년의 항공관련 경력 제한을 두고 있다.

이런 짧은 교육기간은 항공전문의사의 질과 연결된다. 한 지방 유명병원 항공전문의사는 “특이한 케이스를 만나 혼자 해결할 수 없어 항공우주의학협회를 통해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원격으로 도움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항공의학분야 전문의로 활동한 한 의사는 “항공전문의사를 교육할 학교와 운영할 전문신체검사센터, 의학관 등 인프라가 부족해서 나오는 편법”이라고 지적하고 “실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항공 운항인력 대부분은 항공전문의사에게 건강관리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각 항공사 부속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일반 병원은 신체검사에 필요한 요건이 다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많게는 2~3일씩 걸리지만 이들 부속병원은 몇 시간만에 검진이 끝나기 때문이다.

매년 항공신체검사증명을 받는 양대 항공사 조종사는 각각 대한항공 약 2500명, 아시아나항공 1200명이며 제주항공과 연계된 서울의 한 유명병원에서 1000여명을 검진해 1년에 검사를 받는 인원 4700~5000의 90%를 차지한다.

반면 충청지역 한 대학병원은 현재까지 단 한명도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았고, 부산 한 종합병원 역시 1년에 10여명 정도를 보고 있다. 공항과 가까운 한 부속병원에서도 연 40~60명만을 검진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2012년 1월 6일 현재 등록된 항공전문의사는 93명이지만 태반은 무늬만 '항공전문의'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공군 군의관으로 근무하는 경우 군 교육프로그램에 포함돼 있어 자연스럽게 자격증을 획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항공전문의사제도를 폐지할 수도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기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평가분야(Audit areas)의 종사자 자격(Personnel Licensing System)항목에는 항공신체검사 전문의 지정절차를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ICAO가 지적한 28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미국항공청으로부터 2등급 판정을 받고 국적 항공사 편명공유 제한, 미주노선 증편 불가, 美 군인·공무원의 우리 국적 항공기 이용금지 등 제제를 받은 바 있다.

항공전문의사를 관리하는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물동량 등 저력은 충분하지만 항공종사자 관리는 취약하다”고 밝혔다.

해외 경우 항공신체검사센터에서 검사만 전담하는 항공전문의사가 있으며 이들을 평가관리할 항공의학평가관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문항공의학관은 물론 전문항공신체검사센터도 없을 뿐 아니라 최근 자문위원들을 항공의학평가관으로 전환했을 뿐이다.

이 관계자는 “매년 센터와 담당의학관 예산을 배정해달라고 신청하지만 별 중요성을 느끼지 못해 정부에서 예산이 삭감돼는 상황”이며 “항공사의 협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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