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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예비 전문의들 "이대로는 분만 못해"
[ 2012년 01월 17일 03시 00분 ]
산부인과 전공의 4년차(2012년도 예비 전문의) 가운데 약 90%가 의료분쟁조정법 시행 시 분만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응답자 절반 "전공의 1년차였으면 산과 포기"
수련 1년차 때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이 발표됐다면 전공의 수련을 아예 포기했을 것이란 전공의도 무려 44%에 이르렀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선행)는 지난 해 12월 전국 산부인과 전공의 4년차 60명을 대상으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0:50 부담하게 될 분만 관련 무과실보상제도가 본격 시행될 경우 애초 분만의사가 되겠다고 응답한 전공의 35명 가운데 약 90%가 ‘분만을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학회 측은 “이는 시행령이 입법예고 된 상태로 시행될 시 가뜩이나 어려운 산부인과 의사 수급은 물론 의료 질이 저하되는 등 지금보다 더 큰 분만 대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전공의 중 90% 이상은 “의료분쟁조정법 도입은 산과의 안정적 진료환경을 해치고, 환자와 의사 간 갈등만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산부인과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모성사망 등에 대해서 산부인과 의사에게 ‘원죄’를 씌우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자괴감을 갖게 된다”고 응답했다.
실제 산부인과 전공의 29%는 분만의사가 된다는 것 자체에 회의적인 인식이 강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분만 자체가 갖는 불가항력적인 상황 발생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다(87%) △분만관련 의료분쟁이 너무 잦기 때문(74%) △응급이 많아 개인 여가시간이 보장되지 않아서(70%) △낮은 산과 수가로 분만실 유지가 부담스럽다(57%) △분만의사에 대한 사회의 존중 결여(39%) 등이 거론됐다.
이에 따라 “수련 1년차 때 시행령이 발표됐다면 전공의 수련을 아예 포기했을 것”이라는 대답도 무려 44%로 집계됐다.
"올해 전문의 시험 응시자 91명 불과…질(質) 저하 우려"
학회에 따르면 2012년도 전공의 모집 기간 동안에 발표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의 영향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은 2006년 이후 7년 연속 미달사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20명 정원 감축에도 불구하고 69%에 그쳤다.
더욱이 수련 중도 포기자가 많아 산부인과 전문의 배출 수는 2000~2004년 240~270명 선에서 최근에는 100명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전문의 시험 응시자는 91명에 불과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관계자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을 원죄처럼 책임져야 한다는 정부의 시각은 앞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을 더욱 하락시키고 전문의들이 분만을 포기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필연적으로 의료의 질적 저하를 야기하고 분만병원이 없는 의료 소외지역을 증가시킬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게 될 것이므로 산부인과 재원 부담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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