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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USA 생존법은 '친절한 마케팅'
[ 2012년 01월 20일 22시 12분 ]
쌍벌제를 비롯한 갖가지 규제와 FTA 등 환경 변화로 국내 제약 산업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 수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제약 기업들이 새로운 세일즈 기법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라이-릴리(Eli-Lilly) USA가 의사들의 처방을 압박하는 전형적 제약 세일즈에서 탈피해 영업사원에 대한 의사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친절한 마케팅’기법을 도입한 후 매출 대폭 상승을 경험하는 등 영업방식 변화의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돼 제약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욕무역관이 최근 발표한 ‘美 제약기업, 친절한 마케팅 도입’ 시장정보 보고서는 미국 제약기업들의 영업사원 감원 추세를 소개하면서 제약업계가 과거보다 온건한 마케팅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 마케팅 방식 변화 사례로 꼽힌 일라이-릴리(Eli-Lilly) USA(이하 릴리)는 ‘친절한 마케팅 도입으로 지난해 상당한 매출상승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 USA가 추구한 ‘친절한 마케팅’이란 영업사원들이 단순히 제품에 대한 정보를 의사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 교육이나 약값 절감법 등 의사들이 원하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전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릴리 USA David Ricks 사장은 “의약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처방전을 쓰도록 압박하는 것에서 벗어나 의사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릴리에 대한 의사들의 만족도를 60%에서 85%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업방식 변경 이후 릴리의 항우울제 'Cymbalta'의 2011년 4분기까지의 매출액은 2010년 대비 4억5000만 달러 증가한 29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심장질환치료제 'Effient'의 2011년 매출도 2010년의 두 배에 가까운 2억1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KOTRA 보고서 역시 “미국 제약기업들이 지난 15년간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암기하고 적극적인 어조로 의사들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처방 압박 방식’의 세일즈를 했으나 여러 요인에 의해 이 같은 방식이 더 이상 효과를 보기 어려워 졌다”고 밝혔다.
압박형 세일즈 방식이 어려워진 요인으로는 최근의 경기침체와 엄격해진 의약품 판촉활동에 대한 정부규제가 꼽혀 미국의 제약산업 환경이 한국과 비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업 SK&A가 2012년 초 실시한 조사에서는 설문에 응한 68만 명의 미국 의사 중 23%가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만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보험이 활성화된 미국에서 의료보험회사들이 의사들에게 비용 절감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의사들이 제약사 사원들과 면담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상실했다는 것이 KOTRA와 SK&A의 분석이다.
특히, 공격적이고 불법적인 마케팅 활동에 대해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서 신약을 출시하지 못한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졌고 이는 최근 5년 간 미국 제약계 전체 영업사원 3만3000명 감원, 마케팅 비용 15% 절감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영업사원들의 과도하고 불법적인 판촉활동 적발에 따라 발생되는 소송비용도 미국 제약기업들이 ‘친절한 마케팅’을 도입하게된 배경이며 따라서 릴리 USA와 같은 ‘친절한 마케팅’ 기법이 더욱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릴리의 시도가 모든 제약사에게 유효한지는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KOTRA는 컨설팅 기업 ZS Assocaition의 조사를 인용해 제약 영업사원들이 대본을 외워 말하는 것 외에 의사가 원하는 것을 파악할 만한 직관이나 순발력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사원이 의사와 제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고 결정적으로 의사들이 영업사원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시간이 부족해 의사들의 시간 제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친절한 마케팅’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의사들이 사실상 약의 종류를 선택할 권리를 상실하게 되는 제도적 환경도 한계점으로 파악됐다.
KOTRA는 “일단 팔고보자는 단기적 시각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 기업 이미지 개선과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사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에 더해 의약품 처방을 의사에게 문의할 수 있는 환자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마케팅 방법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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