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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독 소견 간과한 의사 1억6000만원 배상
[ 2012년 01월 24일 21시 24분 ]
혈관 기형 등이 의심돼 재촬영이 필요하다는 방사선과 소견이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시술을 시행해 환자에게 하반신 완전마비 증상이 나타나게 한 신경외과 의사에게 1억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제15 민사부는 최근 환자 임 모씨와 가족들이 “의사가 시행한 경막외 차단술에 문제가 있었다”며 시술 의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억6100여 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환자 임씨는 지난 2004년 뇌경색증 수술 후 2009년 1월 경 양측 종아리 및 어깨 통증이 나타나자 피고들이 근무하는 천안 W병원을 찾아 요추부 자기공명영상 촬영검사(L-Spine MRI)를 받은 후 제4-5번 요추간 퇴행성 협착증을 진단받고 신경외과의사 류모 씨에게 경막외 차단술을 받았다.

그러나 시술 당일부터 양하지 마비 증상과 함께 배변, 배뇨장애가 나타나 후속 조치가 이뤄졌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대학병원으로 전원했지만 하반신 완전마비 진단을 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첫 내원 시 실시한 MRI 검사에서 “척수 동정맥 기형인 경막 동정맥루(spinal dural AVF) 등이 의심돼 증강제를 사용한 재촬영이 필요하다”는 같은 병원 방사선과 의료진의 판독 소견을 간과한 의사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척수에 동정맥루 등 병변이 있는 것이 시술 전 확인됐다면 경막외 공간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 의학 상식이고 방사선과 의료진의 소견 역시 이런 점을 반영하고 있다”며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시술을 행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시술 의료진의 “의심되는 병변보다 아래쪽에 약물을 투여했으므로 시술과 마비 증상은 무관하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시술 후 척수경막 동정맥루 증상이 악화된 점, 배변ㆍ배뇨장애 등이 시술 직후부터 나타난 점, 시술부위와 동정맥루가 근접해 있었던 점을 들어 의료진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또 “시술 전 운동마비 등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환자의 동정맥루가 없었다면 시술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1% 미만이었고 시술에 따른 부작용이 하지마비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고려해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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