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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에 덤핑까지 '병리진단' 탈법 관행 여전
[ 2012년 01월 26일 21시 38분 ]
병리 검체검사 위·수탁 과정에서 할인, 덤핑 등과 같이 부조리한 현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대한병리학회가 공개한 이면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일부 대형 수탁기관의 경우 ‘갑’위치에서 독점적으로 확보한 물량을 재위탁하면서 하도급업체를 옥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급 기관에서 발주한 검체 물량에 따라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90% 가까이 할인율을 강요하거나, 아예 대량 검사가 가능한 진단검사의학 항목에 병리진단 검사를 끼워 파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환자가 병의원을 찾아 10만원 상당의 검사를 기대하고 값을 치렀다고 하면, 실제로는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의 병리진단을 받았을 개연성이 큰 셈이다.

지난해 이 문제가 불거진 이후 학회 차원에서 자정노력과 함께 수탁검사기관 인증 과정에서 이를 걸려내려는 노력을 시도했었으나, 이처럼 이면계약서를 통해 암암리에 발생하는 탈법적 행태를 완전히 근절시킬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리진단이 병을 판명하는 진료행위의 최종 관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과중한 업무를 소화할 수밖에 없는 일선 기관들의 오진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으로 학회측은 내다봤다.

학회측은 “병리진단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작업이지만 동시에 노동집약적인 분야”라며 “이를 무시하고 단순히 기계처럼 병리진단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환자의 병을 놓치고 지나가게 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다단계 재위탁 없애려면 EDI 직접 청구가 답(答)”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회 측은 지난 수년간 보건복지부 등에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 고시’를 발표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검체검사를 위탁해 시행하는 경우 실제 검사를 수행한 기관이 검사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 지금과 같이 위탁기관이 절대적인 ‘갑’의 위치에 서서 수탁기관의 생사여탈권을 쥘 수 없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학회측은 “실제 검사 시행기관이 직접 급여 청구하게 되면 검체검사 위탁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검체의 이동 경로를 명확히할 수 있어 질 높은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면서 “하루 빨리 일선 수탁검사기관도 EDI 청구가 가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검사를 의뢰하는 일부 기관 및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로서는 가로 막혀있다.

보험청구 권한을 수탁검사 기관을 넘길 경우 그동안 앉아서 챙겨오던 이득을 눈앞에서 놓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 탓이다.

기득권을 주장하던 일선 단체의 강력한 반발 탓에 해당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역시 고시 제정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학회측은 “최근 수가할인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이익에 익숙한 기관들의 조직적 반대에 직면한 복지부가 입법예고에 주춤한 상황”이라며 “위·수탁 체계의 공정성을 확립시키기 위해서는 복지부가 이를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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