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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건너편 가톨릭의료원 심기 불편
[ 2012년 01월 29일 21시 30분 ]
서울 강남 반포대교를 넘나드는 차량의 꼬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에 위치한 대형병원 앞에 묘한 광경이 펼쳐졌다.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마주보고 있는 가톨릭의료원 앞에 오가는 이들의 눈길이 집중되는 현수막이 내걸린 것이다.

공정위와 가톨릭의료원 앞에 걸린 현수막은 모두 제약사와 의료기관 간 리베이트를 다루고 있다. [사진]

공정위 앞에 걸린 현수막은 공정위 리베이트 적발 사례를 칭찬하면서 가톨릭의료원 앞 현수막은 병원의 리베이트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리베이트를 적발한 공정위와 이 곳에 리베이트가 적발된 가톨릭의료원이 마주보고 있어 펼쳐지게 된 광경이다.

공정위 앞에 걸린 현수막에는 ‘국내외 제약사의 대규모 의약품 리베이트를 지속 적발, 시정하여 약가 인하를 유도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주신 점 높이 존경합니다’라는 문구가 게재됐다.

제약사와 병원의 리베이트 관계 적발에 칼을 빼든 공정위를 칭찬하는 이 현수막은 가톨릭의료원에서 의료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환자가 걸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가톨릭의료원 쪽 현수막은 매서운 말로 제약사와 병원간 검은 거래가 존재했던 사실을 비난하고 있다.

이 현수막은 눈에 띄는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과 빨간색 글씨로 ‘환자는 분노한다! 가톨릭 정신으로 세운 병원에서 약값 불법 리베이트가 웬말이냐!’고 병원을 야단치고 있다.

현수막은 건 가톨릭의료소비자연대 조광휘 대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연이어 리베이트 명단에 가톨릭의료원이 포함됐다. 이에 방지대책을 마련해 알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병원에 보냈으나 답이 없다. 8개 병원을 관장하는 의료원 앞에 답변을 요구하는 의미에서 이러한 현수막을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수막은 가급적 걸지 않으려고 했는데 병원 측이 대화를 하려고 하거나 자발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답변받고자 하는 것이다. 의료원측이 답할 때까지 현수막을 계속 걸어둘 것”이라면서 “가톨릭 정신으로 헌금을 모아 세운 병원이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리베이트와 부당청구 등의 행위는 재벌병원, 부자를 위한 병원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의료원에 따르면 이 단체는 병원에 보낸 공문에서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지 ▲리베이트 전횡에 대해 환원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는지 ▲환자들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이 단체로부터 공문을 받은 것은 사실이고, 법적으로 공문에 답할 의무는 없지만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다. 변호사에게 자문을 의뢰하는 등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자문 결과 적발된 의사 명단은 개인신상정보라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리베이트 관련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그에 적법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리베이트 적발은 과거에 벌어진 일이고 적발 당시 도덕적으로 충분히 비난받았다.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전직원에게 윤리경영방침을 주지시키는 등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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