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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과 보건소의 중간자 역할"
[ 2012년 02월 10일 22시 25분 ]
지난 6일 만난 한국건강증진재단 문창진 이사장은 출범 1주년을 맞은 조직의 방향성을 싱크탱크와 가교역할로 내다봤다. 보건복지부 차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을 역임함 문 이사장은 지난 30년을 보건복지 정책에 종사한 행정의 달인이다. 차의과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원장으로 활동 중인 교수이기도 하다. 퇴임 직후 대기업과 지방대학 총장직 제의를 뿌리치고 강의와 연구를 택했다. 고액연봉에 관심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예전부터 강의하는 것이 꿈이었고, 공무원이 아니었다면 교수를 했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현직 시절 극심한 스트레스로 한쪽 귀에 이명을 앓게 된 그는 건강증진 정책을 수립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재단을 이끌고 있다. 조용한 목소리로 1시간가량 인터뷰에 응했는데, 건강수명이라는 단어를 힘줘 말하기도 했다. 당초 예민한 질문이라며 빼기로 했던 보건소 진료기능에 대해서도 사견을 전제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단체장 인기용으로 보건소를 활용하는 것은 낡은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대안으로 "보건소가 고위험군과 잠재위험군 지역민에 관한 건강관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강조한 재단의 세 가지 역할

문창진 이사장은 새해를 맞아 직원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보건소를 지원하는 업무성격을 궁극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홍보할 것. 민간연구소 등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방안, 올해 예정된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자는 당부였다.

보건복지부 업무를 위탁해 수행하는 것이 주된 업무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구 분야에서도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기능중복을 피하고, 실무를 담당하는 재단의 성격에 맞는 현장·맞춤형 연구를 틈새시장으로 봤다.

문 이사장은 "외국에도 건강증진재단이 있으며, 국제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며 "한국은 재단 역사가 짧아 저개발국가로부터 배워야 할 처지"라고 웃었다.

올해 한국에서는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총회(FCTCCOP5)가 열린다. 국제건강증진재단총회와 제40회 보건의 날 등 굵직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그는 "올해 굵직한 행사가 많아 복지부를 뒷바라지해야 한다"며 "재단이 기타공공기관과 지정기부금단체로 거듭난 만큼 공공성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단은 주요업무로 건강생활실천사업과 금연사업, 영양사업, 방문건강사업, 구강보건사업, 지역보건사업을 수행한다. 문 이사장은 "우리 재단은 보건소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정부의 건강증진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연구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다"며 "올해 지역보건기관 인프라지원과 평가체계 구축을 주요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 건강수준 향상을 위한 전문기관이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국민 개개인의 건강을 강화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건강증진 분야에 대한 연구와 평가는 민간단체와 긴밀한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성에 집중하면서도 협력파트너로 민관을 굳이 가리지 않겠다는 설명이었다. 문 이사장은 "국민에게 가장 신뢰받는 대표적인 건강증진전문기관이 목표이고, 직원들에게 이 점을 당부하고 있다"며 "올해 재단의 역할을 많이 알리겠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재단이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예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의 가교역할을 거론했다. 그는 "양 기관이 서로 잘 모른다. 공단이 적절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보건소가 공단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 범부처 연계해 질병수명 줄여야"

문 이사장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주목한다고 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작년 5월 발표한 '2011년 세계보건통계 보고서'에서 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을 80세라고 밝혔다. 2009년 출생아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남성 76세, 여성은 83세였다. WHO 193개 회원국 중 20위였다.

오는 2040년에는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90세에 이르고,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정부 보고서도 나왔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장수국 대열에 올랐다. 국민의 관심은 이제 수명 연장에서 삶의 질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만성질환 증가와 노인의료비 억제와 함께 질병수명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며 "한국인의 사망 직전 질병수명이 10년가량 된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국가적 과제이면서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재단이 추진 중인 방문건강사업이 좋은 모델이 될 것 같다"며 "서민과 빈곤층 노인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질병수명을 줄이는 한 가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예방의학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관련 기관과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협력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런 의미에서 재단이 건강증진을 위한 싱크탱크로 거듭나 연구와 실무를 담당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거듭 말했다.

문 이사장은 "선진국일수록 건강수명이 높다. 본질을 보면, 건강관리 형태가 굉장히 선진화돼 있다는 점"이라며 "음주와 흡연율, 자살률과 교통사고 등 모든 지표가 훌륭하다. 우리나라도 이 지표를 잘 다스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행태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것이 비단 복지부만의 역할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범부처적인 연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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