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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기센터 건립 미궁 속 NICU 집중조명
[ 2012년 02월 12일 21시 46분 ]
최근 고령 출산으로 미숙아 비율과 고위험 산모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기 교양프로그램에서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소개했다.
EBS 명의(名醫)는 지난 10일 ‘신생아 중환자실의 겨울나기’란 제목으로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배종우 교수
[사진]
의 헌신적 치료 활동과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24시를 방송했다.
“미숙아, 치료하면 살릴 수 있어”
미숙아는 산모 체내에서 미처 다 자라지 못하고 나온 37주, 2500g 미만 아이를 가리키는 말로 호흡곤란 증후군을 비롯해 심장동맥관이 열려 있는 경우, 괴사성 장염, 뇌출혈, 망막증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률은 매우 높아 1960년대 1000g 미만 신생아 생존율은 8.2%에 불과했다.
이런 미숙아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시설이 바로 신생아 집중치료실(Newborn Intensive Care Unit, NICU)이다.
NICU에는 자궁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주는 인큐베이터는 물론, 이들 질환을 치료할 장비 및 시설과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NICU를 통해 미숙아 생존율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부산백병원 경우 고위험군 신생아 생존률이 NICU 운영하기 전 20%대에서 70%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주산기센터는 커녕 NICU도 적을뿐더러 몇몇 지역에 집중돼 있는 등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이 추정한 NICU병상은 1900여개지만 2011년 10월 기준 전국 신생아 집중치료병상은 1400여개에 불과하다.
분포도 고르지 못해 전국에 108곳이 있지만 서울 29곳, 경기 21곳 인천 4곳 등 수도권에 50% 이상이 집중돼 있다. 지난 10일에는 충북 한 산모가 NICU를 찾지 못해 헬기를 타고 일산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배종우 교수는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많이 낳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낳은 아이를 잘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함께 관리하는 의료센터의 구축과 지역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주산의학회 공청회에서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제안한 바 있다.
“아이뿐 아니라 산모도 위험”
산모 역시 출산 시 임신중독증 등 위험이 크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97, 2003, 2009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출산을 늦게 한 산모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건강상태가 열악했다.
무엇보다 산모와 아이는 몸의 이상을 스스로 감지하거나 외부로 알리기 어렵다. 상황이 닥쳤을 때 즉시 출산 및 치료를 도울 수 있는 전문응급의료기관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대한주산의학회는 주산기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주산의학회 김암 회장은 “현 시스템으로는 거제도, 영덕, 제주도, 여수 등 NICU가 취약한 지역에 분포한 고위험군 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산기학회가 우선 고려하는 사업은 고위험군 산모 등록제도다. 고위험군 산모 및 신생아의 빈도, 상태 등 정확한 통계를 만들어 진료가 필요한 사람을 파악․관리하는 것.
등록 사업 후 주산기센터 설치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중환자 치료센터를 설립한 후 이를 운영할 인력을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센터를 소도시, 농어촌 등 전국 곳곳에 세워 전국적인 주산기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주산기센터 TFT 위원장인 이근영 교수(한림의대)는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알릴 수 없기 때문에 성인병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나, 당뇨, 고혈압 등은 환자들이 단체를 만들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지만 신생아는 같은 방법이 불가능하고 산모들은 아이 상태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제도 도입이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부 지원 글쎄…”
이런 가운데 정부의 지원은 미진하다. 진행중인 NICU 구축 지원사업은 지난해 96억원에서 올해 95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고, 주산기센터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또 NICU 경우 수가가 낮아 병원들이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50병상을 운영하는 서울삼성병원 경우 2010년 기준 약 40억원의 적자를 봤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고위험군 산모의 분만과 신생아 치료를 담당하는 주산기센터를 권역별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1980년대 말에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은 환아 및 산모의 중증도에 따라 각각 기본 진료, 이송, 고위험군 관리 등을 나누어 진료하는 주산기 이송체계를 구축했다.
우리와 비슷한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이 주산기 의료센터를 구축한 것은 1996년. 그로부터 15년이 지나 77개 권역 주산기센터와 242개의 지역 주산기센터가 설치된 현재 일본의 영아, 신생아, 주산기 사망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500~999g 미숙아 사망률이 1980년 55.3%였으나 NICU를 포함한 주산기센터 제도를 시행한 후 점차 줄어 2000년에 15.2%를 기록한 것.
김암 회장은 “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며 다양한 병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환자들 편의는 물론 진료 질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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