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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에 대한 좋은 경험만 갖게 한다"
[ 2012년 02월 12일 11시 00분 ]
국내 의료기관에 고객관리, 고객만족 등의 마케팅 용어가 등장한지 오래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서 일반화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고객 관계관리 중심 마케팅기법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기업 입장에서 고객의 거래패턴을 기계적으로 분석, 고객 각각에게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해 기업의 이익을 증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CRM을 넘어선 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기법이 마케터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이나 상품에 관련한 고객의 전반적인 경험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로 '결과'가 아닌 '과정'에 중점을 두는 개념이다.
이 같은 최신 마케팅기법인 CEM을 도입하고 있는 병원이 있어 화제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은 지난해 경영혁신실을 신설, CEM 기법을 전반적인 운영 및 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보라매병원 경영혁신의 중심에 선 조소연 교수(경영혁신실장)
[사진]
를 데일리메디가 만났다.
경영혁신실이 담당하는 업무는
많은 병원들이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외치지만 대부분 친절할 서비스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래 병원은 고객의 경험 관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고객이 병원을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가기까지 전체 동선을 고객 경험과 연결시켜야 한다. 고객의 경험요소를 면밀히 파악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유지 및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병원에도 CEM 기법을 적용해보자는 이철희 병원장의 의견에 따라 작년 초 설치됐다. 아마 국내 병원에선 첫 시도일 것이다.
고객 경험관리가 병원 운영과 어떤 관계가 있나
경영혁신실과 CEM은 "환자들이 보라매병원에 대한 좋은 경험만 가지게 하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홍보실, 콜센터, 안내데스크, 수납 및 접수 등 각각에서 이뤄졌던 고객만족을 위한 노력이 전사적 차원에서 짜임새를 가지게 됐다.
우선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와 환자가족 등에 대해 모든 접점에서 현황 분석을 시행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객을 따라다니면서 인터뷰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 300여개의 과제를 도출했다.
현재 95개로 추려진 우선과제를 현재 시행 중에 있다. 늦어도 3분기까지 본격적인 혁신과제를 실행에 옮기게 되는 동시에 자발적 CEM 문화 조성을 기대하고 있으며, 올 말에는 보라매병원만의 CEM모델이 확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직원들의 반발 등 어려움은 없었나
병원이라는 곳은 한 울타리 안에 다양한 성격을 가진 조직(부서)가 존재한다. 처음에는 각 부서장들이 소속 직원들을 보호한다는 생각에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존 QI(Quality of Improvement)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고, "괜한 일을 벌여 직원들을 귀찮게 한다"는 불만과 저항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원장님이 적극 독려하고, 지원에 나서다보니 직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점차 업무 환경이 개선되면서 직원들은 "CEM은 우리를 위한 활동"이라는 생각들을 갖게됐고 이제 모든 부분에서 적극 협조하고 참여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업무 수행에 고충도 있었다. 현재 팀장을 비롯한 팀원 3명이 방대한 양의 과제들을 확인하다보니 부담감도 컸다. 다행히 많은 업무를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에 QA팀과 부서가 통합되면서 인력이 늘었을 뿐 아니라 조만간 충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년이 지난 현재 성과가 있다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라면 '환자이송 프로세스 개선'을 꼽겠다. EMR에 이를 신설, 단위 이송시간이 단축됐을 뿐 아니라 이송 지연시 부서간 공유도 가능해졌다. 기존 간호사가 전화를 통해 직접 요청할 경우 한시간 이상 기다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황실에서 조율한다. 환자만족도가 올라갔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병원의 고질적 문제였던 주차시스템 개선도 이뤄냈다. 입구 만차등, 층별 만차등을 설치했으며, 차량번호 자동인식을 통해 주차권을 뽑지 않도록 했다. EMR과 연동, 주차요금의 감면 및 정산토록 해 정산 및 계산대기 시간을 줄였다.
접점부서별 맞춤 CS교육, 자원봉사운영 활성화, 무인수납대 사용편의 개선, 홈페이지 등 병원접근성 상승, 원내 위치안내 개선 등도 성과다.
부원장이 참석하는 CEM위원회가 한달에 한번씩 열린다. 정책 결정기구로 실무자 차원에서 결정할 수 없는 금전 투입, 인력 보강 등의 문제를 해결, 경영혁신실에 힘을 싣고 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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