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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실패’, 개선 방향은 어디로?
[ 2012년 02월 14일 02시 05분 ]
올해로 12년째 시행되고 있는 의약분업이 네가지 정책목표에서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초 목표는 의약품 오남용과 약제비 절감, 환자의 알 권리 및 의약서비스 향상, 제약산업 발전 및 유통구조 정상화 등이었다.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이규식 교수는 15일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의약분업제도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의약분업의 정책목표 대부분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의약분업으로 임의조제가 근절되었느냐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어 판단을 유보하는게 타당할 것이라고 밝힌 것 외에는 모두 의약분업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생제의 경우 생산량이 증가하고 내성률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약분업의 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없으며, 주사제 처방률 감소 역시 의약분업의 효과라기보다는 심평원의 약제성 평가의 결과로 간주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전체 약 사용량에 있어서도 선진국의 처방건당 약품목수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의약분업이 약의 오남용을 방지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제비 절감에 대한 평가에서는 더 냉정하다. 2000년 1조2675억원에서 지난 2009년 10조7071억원으로 약 11.2배 증가했다는 점에서 의약분업이 약제비 지출을 줄여줄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임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이규식 교수는 이와 관련 “의약품관리료 신설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약가마진도 병원에서 제약회사나 도매업체, 약국 등 다른 곳으로 이전됐지 그 마진이 건강보험 재정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때문에 마진이 없어져 기술료만 받게 된 병의원이 고가약 처방을 주저할 이유가 없어져 고가약 처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환자 알권리와 관련해서도 전국 65개 도시 약국 444 곳을 이용한 2354명의 소비자를 상대로 한 한국소비자연맹의 지난 2004년 복약지도 실태 조사결과를 인용, ‘복약지도가 잘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연맹 조사결과 약국 조사에서는 69.6%가 복약지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소비자는 77.7%가 복약지도를 잘 받지 않은 것으로 상반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복약지도료로 지출된 재정만 매년 2000∼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어 의약분업으로 대형병원앞 문전약국은 흥성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동네약국은 몰락해 아스피린 같은 상비약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결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가정상비약의 일반판매 요구운동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대형 문전약국의 경우 도매상 허가까지 받아 유통마진을 챙기는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 교수와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김천주 한국주부클럽연합회장, 김국일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 김동섭 조선일보 기자, 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권영욱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이 나와 의약분업 제도 개선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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