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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종가 GSK "아직 배고프다"
[ 2012년 02월 14일 21시 10분 ]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중이염’과의 전쟁은 필수 코스다. 갑작스런 고열로 소아과를 찾으면 영락없이 내려지는 진단명이 ‘중이염’이다. 단순히 귀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치부기엔 아이의 증상이 여간 심각한게 아니다. 치료는 간단하다. 다만 유일한 치료가 항생제 복용이라는 점이 맘에 걸린다. 발병 빈도가 잦은 탓에 매번 항생제를 먹여야 하는 부모 맘은 편치 않다. 특히 재발성 중이염에 걸리면 2년 간 항생제를 투약해야 한다. 이런 걱정을 떨치기 위해 적잖은 부모들이 선택하는게 바로 폐렴구균 백신이다. 최근에는 폐렴 등 침습성 질환과 급성중이염을 한꺼번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인기다. 세계적인 백신기업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이 내놓은 ‘신플로릭스’는 확실한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미숙아에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며 부모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 백신 개발에 주축을 이뤘던 GSK 백신사업부 Dr. Hausdorff 부사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폐렴구균 원천봉쇄’라는 원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폐렴구균 백신, 효과는 얼마나?
중이염을 유발하는 병원체는 폐렴구균,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90여 종에 달한다. 신플로릭스는 이 중 10개 혈청형에 면역력을 갖는다. 2006년 ‘란셋’ 학술지에 발표된 ‘POET’ 연구에 의하면, GSK의 폐렴구균 원형백신(11가지 폐렴구균 혈청형 및 NTHi 단백질D 접합)의 급성 중이염 예방 효능을 평가한 결과,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대해서는 57%의 예방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임상결과 확인됐다. 전체적인 중이염 예방에는 33% 정도다. 접종자가 늘어날수록 해당 혈청형이 감소해 예방효과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신플로릭스, 주목하는 이유?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 그 이유는 신플로릭스에 사용된 운반체 단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 제조 공정에서 단백결합(conjugation)이라고 하는 것은 박테리아의 당과 단백질을 결합하는 것인데, 다당질 백신과 달리 단백결합 백신은 영유아에서 면역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아백신에서는 단백결합이 중요한 공정이다.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운반단백은 디프테리아 톡소이드 혹은 파상풍 톡소이드 등인데, 이들 단백질은 운반체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신플로릭스는 NTHi(피막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에서 추출한 단백질D를 운반단백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쟁제품인 프리베나13과 비교한다면?
표면적인 차이는 당연히 혈청형 개수다. 프리베나13은 13개, 신플로릭스는 10개의 혈청형을 갖고 있다. 혈청형 수만 고려하면 프리베나13이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요한 점은 앞서 언급한 운반 단백과 폐구균 다당질을 운반 단백에 붙이는 방법도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는 여러 임상결과에서도 확인됐으며 미숙아 적응증 확대는 신플로릭스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의사들이 백신 선택시 고려해야 할 점은?
미숙아 백신 사용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의문이 바로 안전성이다. 면역력이 취약한 미숙아에게 백신이 잘 작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때문에 이번 미숙아 허가사항 추가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물론 미숙아 적응증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접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소아백신은 일반적으로 사용설명서에 미숙아에서의 주의사항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신플로릭스는 실제 미숙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의사들의 판단이 절대적인 미숙아 백신 투여에도 이러한 점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격부담으로 인한 접근성 문제 해결책은?
한국에서 신플로릭스 총 투여비용은 수 십만원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일반인 입장에서 부담되는 가격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가 질환 감염으로 인해 안고 가야 할 질병 부담 비용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중이염, 침습성 질환으로 인한 항생제 사용 및 내성균 출현이라는 사항을 놓고 볼 때 과연 사회가 어느 정도의 질병 부담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폐렴구균단백결합 백신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플로릭스의 제조 공정은 어떤 백신보다 복잡하다. 제조과정 자체도 1년 이상 걸리고 공정 또한 복잡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요구된다.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백신 개발 및 제조비용, 폐렴구균에 의한 각종 질환의 질병 부담 및 사회적 비용, 잠재적 예방효과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회환원 프로그램도 진행하나?
물론이다. GSK는 폐렴구균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케냐 및 에디오피아 등 아프리카 빈곤국에 저렴한 가격으로 신플로릭스를 공급하고 있다. 폐렴구균뿐 아니라 로타바이러스 백신도 저개발국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플로릭스의 필수예방접종 지정 현황은?
세계적으로 25개국에서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신플로릭스를 선택했다. 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 칠레, 페루, 멕시코가 북유럽에서는 핀란드, 네덜란드, 동유럽 불가리아, 슬로베니아 등이 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아직 폐렴구균 백신을 필수예방접종으로 선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이다.
신플로릭스의 지향점은?
GSK는 신플로릭스 개발에 만족하지 않고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연구 개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폐렴구균의 90여 개 혈청형을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현재와는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할 것이고, 이미 초기 임상을 시작한 단계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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