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로그인 | 회원가입


"환자 안전이 최우선, 보는 시각 달라졌어요"


[ 2009년 07월 01일 14시 21분 ]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정신)이 암전문인재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를 위해서는 우수한 전문인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병원은 지난해부터 하버드대 의대 다나파버 암센터 연구소(이하 다나파버)에 간호인력 등 10여 명을 파견해 특별 교육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다나파버 암센터 연구소는 전세계 최대 암 연구재단인 루드윅 재단의 6개 브랜치 연구소 중 하나다. 지난해 제1기로 선진화된 의료시스템 을 체험한 암센터 주사실 선임 간호사 김지윤 씨를 데일리메디가 만나봤다.

“하버드 의대 다나파버 암센터 연구소는 100% 외래베이스로 우리나라와 시스템이 전혀 다른 점이 인상 깊었고 사사로운 것까지 모든 업무가 표준화된 지침으로 전산화 돼 있는 등 환자 중심, 환자 안전 부분이 최우선 가치로 운영되고 있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암센터 주사실 김지윤 선임 간호사[사진]는 올해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한 지 13년 된 베테랑이다. 김 수간호사는 지난해 6월 2달간 암전문인재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지윤 수간호사는 “연수를 다녀온 후 가장 많이 변한 점은 시각이 넓어졌다는 데 있다”며 “우리 병원 시스템의 개선점이 보였고, 환자를 보는 마인드 등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종양내과 전문 간호사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김 수간호사가 연수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표준화된 지침’이 잘 정비돼 있다는 점과 환자 안전 부분을 강화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업무를 처리할 때 대부분 구두로 전해져 단발적인 해결을 해왔다면 다나파버는 굉장히 사소한 것도 일의 목적, 순서, 이유, 방법 등이 잘 정리돼 있었다”며 “모든 것이 전산화돼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조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고 소개했다.

하루 이틀만에 축적된 데이터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탄(?)했다는 김 간호사. 그는 미국서 돌아온 후 병원에서 투약오류가 발생할 뻔한 사건이나 자신이 겪었던 실수담 등을 무기명으로 적어 함께 공유토록 하는 문화 정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환자 안전부분 강화"를 특히 강조했다. 항암제 주사실은 업무 특성상 고위험 약물을 투입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확한 투여가 생명일 터. 그 일환으로 주사실에는 ‘바코딩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김 수간호사는 “언제, 어디서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투약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 환자 팔찌를 이용하고 있다”며 “바코드로 환자 팔찌를 갖다 대면 환자와 약물이 일치해야 통과되며,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빨간불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병동은 이미 사용하고 있지만 외래에는 암센터 주사실에서 유일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김 수간호사는 환자중심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그는 “환자를 위해 대기시간을 줄이고, 담당간호사제도 같은 것들이 잘 운영되고 있어 벤치마킹해야 할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 담당간호사제는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이 도입해 실시하고 있는 제도로 잘 정착되고 있으며, 환자 만족도 역시 높다.

그는 “담당간호사제를 통해 간호사도 ‘내 환자’ 개념이 생겼다. 그 환자의 지금까지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간호사가 환자를 전담으로 돌봄으로써 환자들도 불안하지 않고 만족하며 서로 시너지를 낸다”고 말했다.

다나파버 연구소에는 전체 의사의 60%는 연구에 집중하고 40%가 임상을 보는데, 그만큼 간호인력이 전문화 돼 있어 가능하다.

김 수간호사는 “미국의 ONS(Oncology Nurse Society)에서 수여하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전문 간호자격증 프로그램도 함께 이수했다”며 “종양내과 간호사라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자긍심과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해야겠다는 의지도 강렬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