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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대장암 발생, 무서운 속도로 증가"


[ 2009년 11월 22일 14시 41분 ]

지난 7월, 대한대장항문학회 섭외홍보이사 유창식 교수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김남규 이사장이 사인을 보냈다. 행사 준비기간은 고작, 두 달 여 남짓. 2007년 처음으로 '대장앎의 날' 행사를 진행했지만 사실 지난해 이어 올해는 계획이 없었던 행사였다.

유창식 교수는 "하지만, 한 번 해보기로 했다. 하루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살고 있지만 망설임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곧바로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6개 병원에 SOS를 구했다. 그런데 소속 회원들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단순히 '무리는 없겠지'라고 생각했던 일에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 부쳤다.

해당 병원들은 일사불란하게 데이터를 수집해 전송해 주었고, 유창식 교수는 곧바로 결과 분석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대장항문학회의 저력이 엿보였던 대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대장암'을 '대장앎'으로 이름을 바꾸고 10월19일을 '대장앎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올해에는 '제2회 대장앎 골드리본 캠페인'이 선보여졌고, 서울에서는 주요 대학병원을, 지방에서는 지역 국립 암센터 및 사립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대국민 건강강좌 및 건강검진이 이어졌다.

성공적이었다. 전국 50개의 병원에서 적극적인 호응을 보여줬고, 국민들에게는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래서일까. 최근 대장항문학회의 행보를 살펴보면 '승승장구(乘勝長驅)'라는 표현만큼 아마 적합한 단어는 없을 것 같다. 양적 팽창은 곧, 대장항문학회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보니 일련의 방침 모두, 한 방향으로 모아진다. 대세는 전문화다.

최근 들어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기 대장암으로 수술 받은 비율이 1999년 전체 대장암 가운데 13%에서 2008년 2배 가까운 23%로 크게 증가했지만 아직도 '대장암 대란'을 막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2000년까지만 해도 대장암은 암 발생 순위 4위 정도였지만 2005년부터 위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사망률도 최근 10년새 두 배나 늘었다. 이에 대해 유창식 교수는 여전히 대장내시경을 꺼리는 등 조기발견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현재 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에서 대장암 검진은 대변 잠혈 검사를 시행한 뒤 이상이 나오면 대장내시경 검사나 대장조영술을 받도록 하는 식이다.

유창식 교수는 "내시경 검사 과정이 고통스럽다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50세부터는 5~10년 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대장내시경 검사로 용종을 미리 발견하고 적기에 제거하면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