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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의료 활성화 등 국정감사에서 점검"


[ 2010년 09월 05일 06시 03분 ]

상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두 번의 걸친 국정감사를 통해 멜라민 파동 등 국가적 보건 재난사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선택진료비 등 대형병원의 쏠림 현상을 다각적으로 다뤘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의료계의 초대형 이슈인 쌍벌제를 전격 통과시켜 사회적인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이슈를 통해 의료계와 소통했고, 때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새로 꾸려진 하반기 복지위는 오는 10월 국감을 앞두고 있다. 이미 의료계에서 논의 중인 다양한 정책사업이 국감 테이블에 올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국감 전담팀을 꾸려 대국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일차의료 활성화와 건강관리서비스, 원격의료 등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정책사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함이다. 데일리메디는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자유선진당)을 통해 다가올 2010년 국감을 전망하고 의료계 정책사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일차의료·저출산 특히 주목"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은 의료계의 핵심 이슈인 일차의료 활성화에 대해 "의료기관의 종별 기능이 확립되지 않아 의원과 병원의 기능이 중복됐다"며 "외래와 입원, 경증과 중증 진료를 구분하지 않고 직접 경쟁하는 구조가 돼 의료자원 활용이 비효율적으로 발생하게 됐다"고 그 원인을 진단했다.

이재선 위원장은 "대형병원 환자 쏠림현상으로 일차의료 기능이 더욱 취약해진 것은 맞다"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사회적 관심이 높은 보건의료계 이슈 전반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차의료기관에서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의료자원 형평성에 대해선 "의료산업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의료산업화를 두고 의료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주장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위원장은 "하지만 의료자원 형평성을 무시한 경제적 논리라는 반대 의견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갈등은 이번 국감에서도 계속될 것이며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상황을 갈등보다는 최상의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려는 진통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산부인과와 소아과 등에 직격탄을 날린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적 위기 사태로 규정하고 다양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국감에서 당연히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저출산은 정말 미래의 운명이 달린 대한민국의 심각한 고민거리가 아니겠느냐"라며 "나는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이 있다면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아동수당제 도입까지 얘기되고 있는데, 출산율 제고를 위해 아동수당 제도와 보육지원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논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를 위해 피감기관의 잘못된 정책과 예산집행 등을 집중적으로 밝히고,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이재선 위원장은 "복지위의 핵심 운영 가치는 '소통, 열린 위원회'이다. 다가올 국감에서 다뤄질 문제에 대해 상임위 위원들과 다양하게 이야기할 방침인 만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건강관리서비스 논란, 상임위서 논의"

이재선 위원장은 의료계의 여러 갈등에 대해서도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으며, 국회라는 제도권 내에서 논의할 것임을 재차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건강관리서비스 법안을 두고 국민부담 증가와 편법운영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격의료 또한 공공의료와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있다. 복지부가 이들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길 희망하면서 이 같은 논란거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많은 곳으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복지위 소속 위원들도 같은 생각"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기에 앞서 상임위에서 깊은 논의를 해보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또한 재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의원과 병원, 대형병원의 역할 분담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종합전문병원은 연구와 중증진료를 하고, 중소병원은 전문병원으로 특화하는 방안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6월 복지부와 의협이 꾸린 의정협의체에 대해선 "정부와 의료계가 협의체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선 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복지부와 기획재정부의 갈등을 촉발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에 도입에 대해선 "영리병원은 복지부의 핵심 이슈이다. 현재 정치권과 시민단체, 의료계 등을 중심으로 도입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소비자 선택권 제고와 고용창출 등 산업적 측면에서 기대 효과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험체계가 붕괴될 것이란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복지부도 이 같은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겠지만 단기간에 결정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진보적 성향의 학자와 시민단체가 추진 중인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시민단체와 복지부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 또 이 운동이 희망하는 대로 보장성 강화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더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어 논의가 필요하다"며 "복지부도 현재 건강보험 개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단 이 사안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배제한 상태로 국민 여론을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신임 복지부 장관에 힘 실어줘야"

이재선 위원장은 전문성 논란을 겪은 진수희 신임 복지부 장관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국민의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 만큼, 많은 지지를 보내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였다.

이 위원장은 "진수희 장관의 전문성 논란은 보건복지에 대한 경험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켜본 결과, 다양한 정책과 이슈를 빠르게 파악하는 장점이 있다"며 "정치인이자 대통령의 사람으로서 장관의 행보를 이어간다면 결국 국민이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재부와의 관계설정을 의식한 듯 "복지부 장관은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건강권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며 "이것은 경제적인 문제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재선 위원장은 인터뷰 막바지 의료계에 당부할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국감 대상인 피감기관과 의료계 종사자들이 상호 대치되는 입장에 놓여져 있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정책을 고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겠다"며 "이번 국감에서 특정한 쪽에 치우치지 않겠지만 의료계의 어려움도 생각하겠다. 의료인들도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국회와 함께 일한다는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