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7번째 연임 원장의 새로운 도전

로그인 | 회원가입


7번째 연임 원장의 새로운 도전


[ 2010년 10월 17일 10시 30분 ]

선비의 고장 안동. 신현수 안동의료원장[사진]은 이 곳 안동에서 의료원장으로 6번의 임기를 마치고 최근 7번 째 임기를 시작해 국내 최장기 공공의료원장, 7번 연속 재선임이라는 기록을 썼다. 해방 전인 1940년생인 신현수 의료원장은 올해로 71세. 지역거점병원 고개만족도 1위, 최근 4년 연속 흑자경영 달성 등 안동의료원을 새로운 공공의료기관의 모델로 이끌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신현수 안동의료원장을 데일리메디가 만나봤다.

"부임 시 전국 꼴지 수준…자존심 허락 않아"

안동의료원은 신현수 원장의 첫 직장이기도 하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의사면허를 취득했던 신 의료원장은 병원 선택이 계속 미뤄지면서 72년 안동의료원 외과과장으로 부임해 3년을 근무했다.

신현수 원장은 “당시 의료원의 열악한 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역에 외과 의사가 없어 부임하자마자 많은 환자들이 몰렸고 수술도 참 많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92년 신 원장은 안동의료원장으로 다시 의료원에 복귀한다. 18년의 개원의 생활을 마치고 의료원에 봉사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신 원장은 “의료원장으로 처음 부임했을 당시 의료원 50병상을 갖춘 그야말로 열악한 상황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안동의료원은 공공의료원 중에서도 평가 꼴지를 다투는 수준이었다.

그는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경영개선, 구조조정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면서 “방만한 경영구조 등으로 나태해진 직원들의 의식을 고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부임 2년만인 1994년 공공의료기관 평가 4등을 차지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18년간 신현수 원장은 직원들에게 끝없는 비전 제시를 통해 하나가 될 것을 강조했다. 'We are the one, I'm master, We can do it'은 신 원장이 취임 시부터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마인드다.

안동의료원은 이런 마인드를 발판으로 2006년부터 지난 4년간 연속 흑자 경영을 달성했으며 지난해 지역거점 공공병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신 의료원장은 “모두가 주인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으므로 우리 의료원에는 노조가 없다”면서 “전 직원이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근무 조건이 조성됐다는 것은 우리 의료원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자랑했다.

“병원 운영비 정도는 스스로 해결해야”

수익성과 공공성은 모든 공공의료기관이 지닌 풀기 어려운 숙제다.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 소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일이다. 전 직원이 하나된 마음으로 한명의 환자라도 더 치료하겠다는 일념으로 나선다면 모든 공공기관들이 흑자 경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 신 의료원장의 신념이다.

신현수 의료원장은 “지금까지 우리 의료원은 정부지원금으로 직원 월급을 지급한 적이 없다. 지원금은 공공사업 확충에 모두 사용하고 충실한 사업을 바탕으로 의료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피력했다.

이동산부인과, 메디컬교육센터 운영, 원격영상진료, 무료간병사업 등 안동의료원은 추진하고 있는 공공의료사업만도 10여 가지에 달한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는 최초로 WHO-건강증진병원 인증도 획득했다.

신 원장은 “지역거점공공병원의 가장 큰 어려움은 공익과 수익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민간 의료기관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는 없지만 경영 혁신을 통한 수익창출로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면 환자들이 찾는 의료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에찬 어조로 말했다.

안동의료원은 다양한 공공의료사업을 펼쳐 병원 수익을 전부 지역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외래 진료 환자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입원실도 만원을 이루는 등 지방의료원에 걸맞지 않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Medical Park' 조성 추진

70을 넘긴 나이, 이제 은퇴를 준비해야 할 신현수 의료원장은 요즘도 매주 수요일 강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최신 인기가요에 맞춰 춤을 춘다. 소녀시대, 티아라 등 모르는 가수들이 없을 정도로 신 원장은 즐거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

“우리 병원 복도에는 ‘Happy Smile Zone'이 있다. 원장이던 간호사던 직급을 막론하고 이 구역을 지날 땐 억지로라도 웃어야 한다. 웃을 줄 알아야, 즐겁게 생활할 줄 알아야 환자에게 최고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매주 금요일 직원들과 등산을 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날로 정한 것도 이런 취지다.

안동의료원의 ‘Happy Smile Zone' 효과가 알려지면서 ‘Happy Smile Zone'은 여타 지방의료원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신현수 의료원장은 “지난 18년간 의료원은 신관 개원, 병상 확충 등 양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다”면서 “이제 질적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남은 임기 중 목표”라고 밝혔다.

신 원장은 의료인으로서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edical Park'를 조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병상 경쟁위주의 의료공급이 아니라 환자들이 자연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신 원장의 마지막 목표다.

그는 “공공의료기관으로 세계가 주목할 수 있을만한 환경을 갖춘 병원을 만들고 싶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대한민국의 의료수준을 감안하면 이제 대한민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의료기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 원장은 이미 10년 전부터 계획안을 마련해 약 3만5천평 부지마련을 두고 경상북도 및 지역발전협의회 등과 협의 중이다.

신현수 원장은 “산과 호수 그리고 병원이 어우러져 안동만의 색을 잘 살린다면 안동의 랜드마크,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병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공공의료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이 사업 추진에 의료인으로서 남은 열정을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의료원장 임기를 마치면 신현수 의료원장은 의료인생 중 절반인 21년을 안동의료원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임기 후 적십자 자원봉사로 남은 평생을 보내고 싶다는 신 의료원장.

“지금까지 우리 안동의료원이 성장하는 것을 보며 많은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 민간 병원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여기까지 달려온 원동력이다.”

전국 공공의료기관이 어떤 의료기관보다 훌륭한 병원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는 신현수 의료원장. 남은 임기를 마치는 2013년, 안동의료원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있을지 연륜이 묻어나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