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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과실추정주의, 의료소비자 피해구제 새 전기"
[ 2005년 09월 25일 21시 40분 ]
지난 18년여동안 끌어 온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을 위해 최근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의료사고예방및피해구제에관한법률'로 명칭을 변경해 내달 입법발의할 예정이라고 공식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들과 의료계가 몇몇 사안을 놓고 각자의 입장에서 유리한 쪽으로 법안이 제정되길 바라면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그동안 이기우 의원측에서 이 법안의 초안을 작성하기까지 소비자단체의 목소리를 대표적으로 제시해 온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의 강태언 사무총장을 만나, 주요 쟁점사안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편집자주]

Q: 우선 현재 진행중인 법안의 주요 쟁점들은 ?

= 지난 16대 국회까지 논의됐던 의료분쟁조정법안은 의료공급자 입장에서 만들어진 안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주요 쟁점들은 형사처벌 특례조항과 무과실 국가보상, 필요적 조정전치주의 등이었다.

특히 이번에 마련된 법안의 경우 의료사고 발생시 그동안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해야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의료사고 발생시 의사가 무과실임을 입증토록 입증책임이 바뀐 것이 가장 획기적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처럼 앞으로 의료사고 입증책임이 환자에서 의사로 바뀌면, 의료소비자들에게는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Q : 의사에게 무과실 의료사고 입증책임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는 ?

= 그 이유는 의료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의료는 특성상 피해자들이 구제받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의료사고 발생시 병원이나 의사의 과실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인 진료기록은 사고 행위자인 의료인들에 의해 작성되고 보관되어 진다.

더욱이 전문가와 비전문가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의료소비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입증책임 전환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Q : 형사처벌 특례조항을 두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 형사처벌 특례는 원칙적으로 인정할 수 없지만, 의사의 무과실 입증책임을 전제로 할 경우 경미한 사고에 대해서만 특례를 인정해야 한다.

의료인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과실에 따른 책임을 지우는 것이 생명존중의 공익적 측면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의료사고의 현실적인 피해보상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보험에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특례를 인정하는 것은 더 많은 의료사고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Q :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제도 도입은?

=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제도 자체는 매우 좋은 것이지만, 이 또한 의사의 무과실 입증책임주의로 전환되지 않고서는 무의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냐면 과실책임주의 원칙하에 있는 우리나라의 법 체계상 맞지 않을 뿐더러, 과실과 무과실에 대한 구분이 어려운 의료사고 특성상 무과실로의 도피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과실 책임보험제도를 운영중인 미국의 경우도 과실배상 비율과 무과실 배상의 비율이 1대20이라는 보고도 있을 정도다.

단, 약화사고 등 병원이나 의사들이 주체가 되어 발생된 경우가 아닌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무과실 보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찬성한다.

Q : 제도 운영상 필요한 위원회 구성방식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데?

= 이기우 의원이 마련한 법안에는 제도 운영상 필요한 위원회로 피해구제위원회와 전문위원회를 설치토록 돼 있다.

현재 의료계는 이 전문위원회를 각 과목별로 의료인들로만 구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 연대측은 위원장을 포함해 공익대표, 보건의료계대표, 소비자대표 등이 참여해 9인 이내로 구성토록 돼 있는 피해구제위원회의 경우 의료인대표의 참여를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 의료인들에게는 자문역할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이 밖에 이 법안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들은 ?

= 환자들의 알 권리 뿐만 아니라 자기결정권 침해를 막기 위해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기존에도 설명의무가 주어져 있지만, 피해액 전액을 보상해 주는 것이 아닌, 위자료 정도를 배상해 주는 것이어서 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 초기 사고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진료기록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 법적장치가 강화돼야 한다. 실제로 연대에는 진료기록 위변조가 의심되는 의료사고가 수시로 접수되고 있다. 이에 진료기록 위변조에 관한 처벌강화도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신생아집중치료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환자들에게 사각지대나 마찬가지인 곳에 CCTV 설치를 의무화시키는 조항도 포함돼야 한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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