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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의(東西醫)는 상생(相生)의 메신저"
[ 2005년 08월 28일 10시 45분 ]
"36살의 나이에 아내와 세 아이를 데리고 유학길에 올라야만 했던 심정이 오죽했겠습니까? 한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만 의사와 한의사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현해탄을 건너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시대를 앞서갔던 것일까? 한의학과 의학 두 분야의 자격을 가지고도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자신의 기량을 써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만 했던 동서의학회 초대 회장인 민병일 교수(경희대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주임교수)의 사연이다.
그는 사실 한의대를 졸업하고 한의사의 길로 나가려고 했다. 당시 총장인 조영식 경희 학원 이사장이 "의대 계열 수석 졸업인 네가 아니면 누가 동서의학을 결합시키는 작업을 하겠는냐?"며 이 길로 인도했다.
"졸업후 다시 의대에 편입해 갖은 수모 겪으며 공부하여 졸업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격증 2개 가진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미친놈 소리 많이 들었다. 뭐 하려고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먹고 사는데 사서 고생하냐고?"
"의사와 한의사 사이에 어느 분야도 인정받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보고서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사장님 원망도 많이 했다. 왜 나에게 이러한 시련을 주셨는지?"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민 교수는 과거를 회상했다.
최근 양·한방 복수면허자들의 헌법소원이 제기된데 이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대한동서의학회의 초대 회장 민병익 경희 의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동서의학회가 창립됐는데, 그 의미는
9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자신들의 의학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호보완이라는 측면에서 대체의학이라는 이름으로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치료방법들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대체의학이 한국으로 건너왔고, 그러한 일련의 흐름속에 95년 경희동서검진센터가 생기게 되었으며, 이후 한방병원들과 병원들이 의학과 한의학을 상호보완적인 차원에서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90년대 들어 의학계열간 상호교차편입의 문호가 개방되면서 99년도부터 경희대를 비롯하여 2000년도에는 대구한의대, 2001년도에는 대전대 한의대를 포함해 매년 10여명의 동서의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의사와 한의사 자격을 가진 복수면허자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산부인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들어가 독창적이고 수준높은 연구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동서협진은 지난 35년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및 한의과대학을 중심으로 논의되어지고 학술적·임상적 성과도 많았다. 치료하는데 실제적인 효과가 입증되었다면 이제는 국가가 나서 양·한방 협진에 걸림돌이 되는 법률 또는 정책을 보정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의미에서 복수면허자의 진료권 문제를 포함해서, 이미 현실적으로 의료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동서의학 내지 의학과 한의학 협진에 관한 문제를 우선 학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려 검증작업을 펼쳐 나가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의료제도권 내에 편입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미래의 의학발전 및 환자치료에 도움을 주고자하기 위한 실질적인 첫 걸음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복수면허 인정을 위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자격증이 2개라는 이유만으로 한 분야를 포기해야만 하는 동서의들에게 있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헌법소원 문제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다. 2가지 분야의 면허를 주고 한 가지 분야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작년12월부터 8개월간 진행돼고 있는데, 그 경과는 아직까지 밝힐 단계는 아니다. 법리적인 차원만 본다면 이 문제는 100% 인정돼야 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어느 정도 사회적 분위기를 지켜보는 등 정치적 고려가 이루어지기에 장담할 수는 없다.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이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동서의가 인정받으면 결국 국민이 이익을 보게 된다고 확신한다.
복수의 자격을 가진 의사나 한의사들이 현직에서 의학 또는 한의학적인 지식을 진료시 사용하려면 보건소에서 문제를 제기한다거나 설령 사용하게 되었다 할지라도 한 분야에 대한 진료비만 보험청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보험체계상 진료비 청구는 불가능하니 어렵사리 공부를 하고도 다른 분야의 지식을 포기해야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동서의의 필요성에 대해 한 말씀
첫째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장점을 접목시켜 새로운 한국의학 즉, 동서의학을 창출해낸다면 21세기 미래의학으로서 세계의학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WTO 의료시장개방시대에 직면하여 서양의학과 중의학에 대해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한국의료기술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의학과 한의학 모두 세계시장 개척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의학과 한의학의 협진을 통해 중복진료를 피하고 국민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수면허자들이 권리를 인정받으면 국민에겐 어떤 이익이?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으로 어느 분야를 가야 하는지 잘 모른다. 설령 찾아갔더라도 찾아간 곳이 자신의 증상에 맞는 분야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런 경우 예진실에 복수면허를 가진 동서의들이 있다면 정형외과든 침구과든 판단을 해서 좀더 정밀한 진료가 필요한 분야로 보내게 된다. 굳이 한의원 갔다가 다시 정형외과 가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훈기자 sh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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