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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 넘어 '적절' 개념의 유전자검사 정착"
[ 2005년 08월 15일 08시 58분 ]
"국내 50만명 이상의 환자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유전질환으로 완치를 기대하기보다는 치료에 의존해야 하는 이들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해 함께 느끼고, 이해하며 최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나 같은 의사들의 임무다"

'의사는 서비스업이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아주대병원 의학유전학과 김현주 교수를 만나 이 같은 난치성 환자 예방을 위해 전문가 집단에서 조심스레 시행돼야 할 유전자검사가 최근 일부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남발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문제점을 짚어봤다.

김 교수는 최근 발족해 본격적 활동에 착수한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의 이사로 재직중임에도 자신이 속한 평가원의 문제점을 먼저 지적했다.

유전자검사평가원은 대한의학유전학회, 대한진단검사학회, 대한병리학회 등 유전자검사 관련 5개 단체가 생명윤리법에 근거한 유전자검사 정확도 평가(정도관리) 시행을 위해 결성한 비영리단체로 지난 6월 창립총회를 가졌다.

김 교수는 "유전자검사는 검사의 정확성뿐 아니라, 왜 검사를 하고 검사가 임상적 유용성이 있는지, 피검사자가 유전자검사의 의의를 정확히 알고 동의했는지 등의 검사시행 과정과 결과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평가단의 유전자검사 목적에 정확도 뿐 아닌, '적절성'이 포함돼야 무분별하게 성행되는 벤쳐기업의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수는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 제24조 등에 유전자검사기관의 정확도 평가를 강조한 항목에 '적절성'도 추가해 줄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121개의 유전자검사 신고기관 중 38개 기관이 벤처기업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교수는 이들 벤처기업에서 성행하고 있는 성격, 지능, 체격, 비만도 등의 개인적 자질이나 소인을 알아보기 위한 유전자검사 남발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벤처기업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검사들은 의학적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도 정부의 생명윤리안전법에 저촉될 수 있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 자질이나 어떤 질병에 대한 소인은 많은 유전자의 상호기능이나 환경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므로 한, 두가지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며 학문적으로도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아직 없다"고 주장했다.

또 "상업적 목적으로 남발되는 이 같은 검사들은 극히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검사들로 일반인들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며, 시행 전 적절한 설명이나 사전 안내 없이 비싼 가격으로 성행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행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유전자검사기관의 남발로 인해 야기되는 더욱 큰 문제는 그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양성해내는 유전상담사라는 직종의 불법성에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무려 20년 전부터 유전상담사라는 직종을 양성한 미국의 경우도 현재 2000여명에 불과한 전문가가 국내에는 유전자상담사라는 민간자격증 소지자가 최근 3000여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외국의 경우 의학, 간호학 등 관련 고등 교육을 받은 전문가만이 행할 수 있는 행위를 국내 사설 기관은 비전문가가 몇 개월의 교육만으로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며 "무자격에 가까운 자격증의 가치는 차치하고라도 그로 인해 일반인들이 입게 될 피해는 누가 책임지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한의학유전학회를 비롯한 관련단체들은 현재 시행 중인 유전자 검사에 대해 검사의 정도관리, 개인의 유전정보의 관리지침이나 관련자에 대한 자격 등에 대해 복지부와 함께 면밀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학유전학회의 현 부회장이며, 차기 회장이기도 한 김 현주 교수는 "학회는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족한 전문인력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유전상담사 교육 인증프로그램을 개발해 전문가 교육, 양성, 배출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희정기자 s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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