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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속에 꽃핀 사랑...
"2월에 우리 결혼해요"
[ 2000년 12월 31일 15시 00분 ]
4개월간 의료개혁을 이루기 위해 1만 6천여 전공의들은 하나로 뭉쳤다. 투쟁의 끝에서 아쉬움의 고배를 마시며 쓸쓸하게 돌아선 사람도 있지만 세상 무엇보다 값진 것을 얻은 사람도 있었다.
지난한 투쟁속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워 낸 그(안병희. 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 R1.)와 그녀(이나란히. 이대목동병원 내과 R3).

"니들 연애할려고 투쟁했지?"라는 주위의 핀잔속에서도 그들의 사랑은 올 2월 결혼이라는 결실로 아름답게 승화된다. 투쟁속에 탄생한 전공의 커플 안병희·이나란히씨.
안병희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투쟁속에 키워온 사랑의 달콤함을 몰래 훔쳐봤다.(편집자주)

두분이 처음 만나게 된 시기와 장소는

9월 24일이에요. 강남역 1번 출구에서 만났습니다. 만나서 저녁 회의에 들어가려고 저녁 먹고나서 약간 늦게 들어갔습니다.

두분이서 사귀게 된 계기가 있겠죠?

저희 어머님께서 서울에 올라올 때 하신 말씀이 있지요. 다른 것은 몰라도 여자는 꼭 물어(?) 오라고요. 하하.. 그런 사정을 들은 같은 병원 선생님이 소개팅을 시켜 주는 바람에 이런 행운을 앉게 되었죠.

달콤한 연예기간은 얼마나?

글쎄요~~~ 9월 24일 만났으니깐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겠죠? 둘만이 시간을 보낸 경우는 거의 드물었습니다. 그냥 저녁 먹을 시간, 회의 끝나고 차 한잔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 것 보면 사람들이 놀래지요...

두분 모두 같은 직종에 있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로 많은 점에서 같은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언어도 통하고, 그리고 하고자하는 일도 비슷하구요.

두분이 만나시기 전에 꿈꾸었던 이상형이 있었나요? 또 직업적으로 반려자가 의사이길 바라셨는지... 아니면 다른 직종의 사람이었으면 했는지...

저는 절대로 의사와는 결혼하지 않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파업 기간중에는 더더욱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 있다는 것이 행운이었고요. 결국 결혼하려고 했던 사람은 직업과는 상관없이 지금의 이나란히 선생님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했던 것이 바람이었습니다.

두분이 사귀게 된 시기가 투쟁기간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투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기간이기도 했는데. 이 기간에 대한 소감은...

저는 매일 받기만 한 것 같습니다. 지금 전공의 사무실에 있는 TV, 전기요, 그리고 제가 집에서 입고 있는 땀복 등도 이나란히 선생님이 구해 준 것이거든요. 항상 그랬지만, 투쟁 기간 동안에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도 저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또한, 지금의 이 나란히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구요. 동병상련이랄까.. 그런 것도 많이 느꼈습니다.

사귀고 나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둘이 떨어져 있다는 것 말고는 커다란 어려움은 없습니다. 간혹 나란히 선생이 힘들어하면 옆에서 토닥거려 주고 싶은데 그것을 못 할 때가 아쉽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커다란 행복입니다.

사귀는 기간동안 주위에서 방해공작은 없었나요? 주위에서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사람들이 저보고 도둑놈이래요. 그리고 투쟁은 안 하고 연애만 했데요. 정책국장인 김철환 선생님이 제일 그래요. 철환이 형은 초기부터 저랑 같은 침대에서 잤거든요. 하하... 사실 철환이 형이 꼬옥 잡으라고 조언을 많이 해 주셨어요. 주위의 반응은 나란히 선생님이 너무 아깝다라는(?) 반응이지요.. 하하... 다들 저와 잘 어울린데요(팔불출입니다.)

투쟁이 끝나서 서울과 대전에 각각 떨어져 계실텐데, 요즘 두분 어떻게 지내시죠?

매일 전화는 하고, 주말에 제가 서울에 올라가던지, 나란히 선생님이 대전으로 오기도 합니다. 정신없이 신혼 살림 장만하고 있지요... 하하.

구체적인 결혼계획에 대해..

양가의 상견례는 파업이 끝나기 전에 마쳤습니다. 아주 간단히 했구요. 약혼식도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집은 대전집에서 주말 부부 생활을 하기로 했고, 살림은 대부분 구비돼있으며 필요한 것은 사 놓은 상태랍니다.
그리고, 결혼식은 2월 3일 토요일, 서울 명동에 있는 전국은행 연합회관 건물에서 4시 30분에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01년을 맞이하는 소감 한마디..

모두들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었으면 하고, 대승적(?)으로는 2001년에는 전공의 선생님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참고로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은 결혼식에 오시길 바랍니다.

안상순기자(s2a@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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