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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정책 근시안적이고 정략적이다"
[ 2001년 03월 31일 15시 00분 ]
"의사의 항생제 오남용 때문에 의약분업을 실시한다고?"
최근 의협의 '보험재정파탄대책본부' 위원장을 맡은 권오주 원장의 일성이다.
권 위원장은 "의약분업 실시 초기에 정부가 국민들에게 의사의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약분업을 실시한다고 밝힌 것부터가 이 제도의 잘못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약분업은 왜곡된 의료현실을 바로잡고 이를 통해 의료의 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해 실시된 것이지 의료계의 잘못을 제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고 말했다.
의보재정 파탄이 커다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은 단호하다.
"이미 95년부터 연 15∼20% 정도 보헙급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예전 잉여금만 믿고 안심한 채 보험재정 확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선거를 의식한 정책적인 차원에서 보험급여를 확대하고 보험제한을 무작정 풀기만 했다"고 정부의 실정을 지적했다.
그는 또 "98년부터 정부에서 의료정상화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두고 무리하게 의보통합을 추진, 각 보험조합의 책임운영이 약해진 것도 보험재정 파탄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권 위원장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의료전반의 문제가 정부의 근시안적이고 정략적인 의료정책 때문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의료정책은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그때그때 임시방편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지난 80년대 갑작스러운 의대 증설에서도 드러난다"며 "당시 13개 정도의 의대가 신설됐다. 이어 90년대에는 10개 정도 증가해 짧은 기간동안 20개 이상의 의대가 급조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의대생이 대학입학부터 전문의 과정까지 보통 14년 정도 걸린다고 가정하면 80년대 신설된 의대 졸업생이 90년대 후반부터 사회진출을 시작해 의료인력 공급과잉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권위원장은 "앞으로 2005년 정도면 지난 90년 신설된 의대의 졸업생들이 다시 사회로 쏟아져 심각한 의료인력 적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지금 실시되고 있는 국내 의료보험 제도 전반을 바라보는 권 위원장의 심정은 암담함을 넘어서 비참한 지경이다.
권위원장은 77년 의료보험 제도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보험제도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자료를 모으고 현재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의료보험 제도와 외국의 자료를 비교할 때마다 국내현실이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의료수가를 결정할 때 정부·보험공단·의료계 삼자간 협의를 거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행정적으로 결정하고 명령하는 식"이라며 "의료보험제도에 관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의료보험심사위원회가 있지만 구성원 가운데 의료인의 비율은 극히 미약하다. 이로 인해 의료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지금 같은 심각한 의료수가 왜곡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31일 보험재정파탄대책본의 첫모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식활동에 들어갔다.
앞으로 의료 정상화와 의보재정안정화를 위한 그의 발걸음이 어떤 행보를 그려낼지 관심이 높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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