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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임상시험 수준 빠르게 성장할 것"
[ 2005년 06월 07일 14시 49분 ]
최근 국내 의료계에서도 임상시험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이는 병원들의 임상시험 유치가 곧 고난이도 임상연구를 통한 병원 진료수준의 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연구비가 수익이 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된 과학적 기술은 윤리적인 문제와 상충된다고 했던가. 이러한 두가지 측면은 항상 상호충돌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연구윤리기준 준수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천문학적 연구개발비의 투자를 거쳐 허가를 신청한 신약이 연구과정의 윤리적 문제로 인해 허가가 취소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세계적 제약사들은 생명윤리적 기준과 연구의 질적 수준이 높은 기관에 연구를 의뢰, 공식적 인증을 받고자 하는 욕구 또한 높아져 가고 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이 ‘임상시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가 하면 국제 인증 획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이와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때마침 삼성서울병원의 인증 신청에 대해 예비심사 성격으로 방한한 미국 임상시험실시기관 인증협회(AAHRPP) 마조리 스피어스(Marjorie Speers) 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국임상시험실시기관 인증협회(AAHRPP)는 어떤 단체인가?
AAHRPP(Association for Accreditation of Human Research Protection Program)는 2001년 미국정부의 임상시험의 안전과 윤리 관련 7개 부처의 후원으로 설립된 비정부(비영리)단체이다.
AAHRPP는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피험자의 권리와 복지 보호를 위해 임상시험 실시기관, IRB 등의 윤리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에 인증을 부여할 뿐만아니라 기관의 연구자, 과제, 피험자 관리 등의 부분도 검토, 점검, 인증하고 있다.
AAHRPP는 왜 탄생됐나?
지난 30여년간 미국은 법률을 통해 임상시험의 윤리문제, 절차, 과학적 문제 등을 규제해 왔으나 최근 급속한 생명공학의 발전과 수많은 임상시험을 적절하고 실질적으로 규제하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2000년을 전후로 미국내 잦은 임상시험 피험자 사고가 발생하며 기존 방식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따라 정부주도의 한계를 인정하고 민간주도로 임상시험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엄격한 규정을 정해 인증을 허가해주는 민간주도의 임상시험인증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현재 AAHRPP가 인증한 연구기관과 국제적 인증 현황은?
그 동안 신청을 한 미국내 기관중 약 10% 정도만이 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AAHRPP의 심사기준은 매우 까다롭고 엄격하다.
대표적으로 인증을 받은 기관은 하버드대 암센터, 베일러의대 연구소, 아이오와 대학교, 시나이 마운틴 병원, 메사츄세츠 종합병원 등이 있으며 심사기간은 보통 모든 구비서류를 갖추어 신청서를 접수한 이후부터 9개월 정도 동안 진행된다.
현장실사는 3일간 3명의 전문가가 연구현장을 직접 방문, 모든 임상시험 관련 서류와 연구자, 기관 관련자 및 심지어 실제 피험자까지 철저한 현장실사와 면담을 통해 이루어진다.
물론 접수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는 기간은 제외한 것이다. 한국의 삼성서울병원은 관련 서류준비에만 1년간 준비했다고 들었다.
미국내 임상시험과 세계시장의 현황과 규모는?
미국은 매년 3000~4000개의 대학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임상시험은 신고제로 임상시험에 필요한 연방법률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으며 정부에서 사전심의를 안하기 때문에 민간 AAHRPP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내 연간 임상시험 규모는 약 262억 달러 수준이며 전세계 임상시험의 70% 정도인 2만9000여건을 2002년도에 수행했다.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 임상시험 시장규모는 연간 12%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연구자들은 연간 8%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내에서 진행하던 임상시험이 비용이 저렴한 아시아 등으로 이전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으로는 41,000여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그 규모는 대략 34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아시아 임상시험 규모는?
호주가 연간 최소 700여건에 2000억원 정도의 임상시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건당 평균 3억원씩인 셈이다. 국내 임상시험이 1건당 약 2000만원인데 비하면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참고로 국내 다국가 임상시험은 2000년 5건, 2001년 18건, 2002년 17건, 2003년 46건, 2004년 62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호주처럼 연간 700여건의 임상시험을 수행하게 된다면 2000억원의 연구비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용이 저렴한 아시아 시장으로 임상시험이 이전되고 있어 아시아의 임상시험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내에서 일어난 임상시험 중 윤리를 어겼던 일이 있는지?
대표적으로 2002년도 존스홉킨스에서 천식연구를 위한 흡입제 연구중 임상시험자를 연구책임자에게 소속된 연구원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고 또한 이상증후 발생후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일로 존스홉킨스는 원내에서 진행중인 모든 임상시험을 중단 당하고 과거 5년간의 연구자료에 대한 감사를 받는 등 커다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임상시험 윤리규정을 어겼을 때 미국은 FDA에서는 담당연구자를 형사처벌하고 연구비를 회수하게 되며, 보건성 산하 임상연구안전국(OHRP)에서는 연구자 개인의 면허 및 자격과 학위를 박탈할 정도로 엄격한 제제를 가한다.
한국과 미국 임상시험의 차이는?
한국은 임상시험 대상기준이 의약품에 국한되어 있는 반면 미국은 수술, 유전자치료, 줄기세포연구 등 의약품외에도 인간과 관련된 모든 시험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병원이 식약청의 사전심사를 받아서 하는데 비해 미국은 자율적으로 병원과 연구기관등에서 실시한다. 즉 한국은 정부주도, 미국은 민간주도이다.
이로인한 임상시험의 효율성 차이는 무척 크다. 정부주도는 속도면에서 그리고 효율성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불과 몇년전 미국의 케이스에서 본 것과 같다. 그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민간주도의 AAHRPP인 것이다.
한국의 임상시험 수준과 앞으로의 발전전망은?
한국은 임상시험 수준은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삼성서울병원만 둘러봤지만 임상시험에 대한 의지, 국제기준을 수용하려는 자세, 시설 등을 고려해 볼 때 한국의 임상시험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미국에서조차 까다로워하는 AAHRPP에 심사 신청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체 수준과 연구능력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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