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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책변화가 방사선의학 살린다"
[ 2001년 04월 08일 15시 00분 ]
"우리나라 방사선 의학계는 괄목할 만한 연구업적으로 세계 의학계에서 국제화·세계화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국내 방사선학계는 몰락의 길로 가고 있죠."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장기현 과장은 붕괴위기에 몰린 방사선의학의 활로를 복지부 정책의 작은 변화에서 찾았다.

"복지부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보험재정을 절감하면서 방사선과 전문의 전문성도 향상시킬 수 있어요."

서울의대 방사선과학교실이 내놓은 해법은 방사선영상을 찍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판독소견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방사선의학계의 응축된 요구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대병원 방사선과 교수 14명이 김원길 복지부장관에게 보낸 서신에서 "방사선영상의 판독소견서 작성을 의무화 할 것"을 요구한 것도 방사선의학계의 절박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만일 판독지 작성이 의무화되면 인력난으로 힘들어하는 방사선과 의사들이 더 힘들어지지만 자승자박하는 심정으로 건의한 이유는 보험재정 절감되고 의료의 질과 방사선과 의사들의 전문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장교수는 현재 방사선촬영으로 누구나 쉽게 수가를 인정받음으로써 정도관리가 소홀해지고 진단의 정확성도 떨어졌다고 우려했다.

특히 방사선과 전문의가 판독할 경우 가산료 10%를 산정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인해 "전문가로서의 긍지와 사명감은 물론 박탈감과 상실감까지 팽배해 졌다"고 의학계 분위기를 전했다.

"개인병원에서는 방사선과 전문의를 굳이 채용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겁니다. 가산료 10%를 포기하고 90%만 인정받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죠."

금년도 방사선과 전공의 정원 129명중 60명밖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방사선과의 미래와 비전이 얼마나 불투명한 지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장교수는 "복지부가 판독의사의 책임과 방사선검사의 질을 강화할 때만이 오진으로 인한 의료분쟁을 줄이고 보험재정의 과잉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의대 방사선과학교실의 건의서 골격을 만든 당사자인 그는 지금 복지부의 현명한 답변을 그 어느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방사선과의 정당한 주장을 집단이기주의로 생각하기 전에 국민의 건강을 걱정하는 의료인들의 충정으로 인정되길 바란다는 장기현 과장.

그의 마음이 방사선의학계의 바람이자 국민들의 요구라는 사실을 과연 복지부가 얼마나 인정할 지 답신이 궁금해진다.

김태형기자(th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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