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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치료성과 삭감하는 것이 의료보험 현주소"
[ 2001년 04월 14일 15시 00분 ]
"수개월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 완치시킨 환자였어요. 그러나 지금은 완쾌시켰다는 의사로서의 기쁨보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죠"
얼마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보험급여비용삭감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조경기 과장의 한숨에는 국내 건강보험의 현주소에 대한 불만이 묻어났다.
완치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를 살린 놀랄만한 치료성과의 대가가 고작 항생제 과다처방으로 인한 삭감이었기 때문이다.
조과장이 2년간 요통과 좌측 하지 방사통을 앓고 있던 환자 이모씨를 만난건 99년 3월이었다. 이모씨는 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될 당시 심한 염증으로 고름이 관찰될 정도로 관절이 심하게 녹아있는 만성 골수염 및 추간판염 환자였다.
조과장은 염증이 심하게 진행된 조직을 수술로 제거하고 2세대 Cefe를 투약했으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감염내과 전문의와 상의후 3세대 Cefe인 트리악손에 반코마이신과 리포덱스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은 추간판염의 원인균인 'MRSA'(포도상구균)를 잡기 위해선 "해당 항생제를 염증상태를 반영하는 객관적인 검사와 환자의 증상의 호전될 때가지 사용해야 한다"는 미국 신경외과학회에서 인정한 교과서에 따른 것이다.
"제일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사용하자 요통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12월에서야 요통이 호전돼 경구항생제로 바꾸고 퇴원시켰습니다."
조과장은 환자 이모씨와 동고동락하며 극심한 요통의 발생과 호전, 재발생을 넘나들며 8개월간 혈투를 벌인 셈이다.
그러나 국내 의료보험제도는 의사의 소신진료를 허용하지 않는 걸까?
6개월동안 환자의 요통치료에 주효하게 사용된 트리악손과 반코마이신에 대해 심평원은 과다·장기처방으로 삭감한 것이다. 이유는 배양검사에서 균이 배출되지 않았다는 것.
"3개월이상 항생제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균이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상식입니다. 특히 이 환자에게 반코마이신과 트리악손이 불필요하게 투여됐다고 해서 진료비를 삭감하는 것은 감염치료에서의 임상현실을 정확이 파악하지 못한 거죠"
조과장은 행정소송을 내기까지 만류하는 병원측과 마찰도 적지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근무 못하겠다고 병원장님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죠. 교수직을 걸고 개인적으로 소송을 하겠다고 다짐했어요."
병원은 결국 삭감당한 진료비 1천만원 취소소송을 내는데 3천만원이 넘는 소송비용을 부담했다. 의사들의 소신진료에 대해 병원측도 전격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대목이다.
"불합리한 심사기준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는 조경기 과장.
조과장은 "이번 소송에서 비록 지더라도 지금 의사들이 이런 식으로 당해서는 안된다"며 동료 의사들의 관심과 격려를 요청했다.
김태형기자(th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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