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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가는 중소병원…환자 본임부담 대폭 낮춰야"
[ 2001년 04월 21일 15시 00분 ]
"의료체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들이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대다수 병원들의 병상 가동률이 50~55% 수준에 불과 병원들이 파산 일보직전에 처해있는 등 난리가 아닙니다."

전국중소병원협의회 김철수 회장(양지병원장)은 중소병원 실정을 단적으로 이같이 전하며 "당장 자신 병원도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김회장의 인터뷰는 환자가 없는 진료실에서 이뤄졌다. 간호사는 "예전 같으면 생각지도 못해볼 일"이라고 귀뜸, 위기상황을 짐작케 했다.

중소병원의 사정이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상황보다 더욱 악화돼 국내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이 휘둘릴 지경으로 알려졌다. 다섯 차례의 수가인상 등 근래 개원가 위주의 정책이 쏟아지다 보니 또 다른 부작용이 파생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병원들이 존폐 위기에 직면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의약분업 이후 외래진료시 환자들의 본인 부담액이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다. 도시지역은 외래환자가 의원을 방문하면 15,000원까지는 2,200원을 부담하지만 병원서는 이보다 5~6배 이상인 11,000원~13.000원의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김회장은 이로인해 "병원급 의료기관은 외래환자가 격감해서 줄 도산의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잖아도 외래는 의원, 입원은 대협 종합병원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병원은 치명타를 받은 셈이다.

급기야 중소병원들의 경영은 최악에 이르렀고 재투자를 위한 기회를 상실하게 됐다. 고급인력 구인의 어려움은 물론 인력 유출도 심화됐다. "근래 웬만한 중소병원은 1~2명의 의사가 개원을 위해 빠져나갔다"며 "의사가 남아돈다고 하지만 중소병원은 사람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김회장은 고충을 토로했다.

김회장은 "남의 돈을 빌려 병원 운영하던 사람은 거의 다 망했다"고 전하며 "병원 매물이 쏟아지지만 거래가 안되고 특히 시골 지역은 중소병원이 아예 없는 실정"이라고 심각한 실정을 전했다.

중소병원의 위기는 김회장이 전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해 보였다. 김회장은 "요즘 회원들로부터 엄청난 항의의 전화와 e-mail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국 930여개 병원중 중소병원은 80%에 달할 정도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본인부담률이 의원급의 5~6배에 달해 환자가 찾지를 않고 있다. 중소병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협의회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인식, 오는 6월경 전국 회원들이 참여하는 궐기대회도 준비중이다.

김회장은 "중소병원이 망하면 오히려 정부는 또 다른 국민보건 의료의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전달체계 파괴는 물론 국민 의료비의 대폭적인 증가 등 부작용을 피할수 없게 된다.

김회장은 "정부가 보험재정이 파탄난 상황에서 새겨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과거 관행에 익숙해졌던 중소병원들의 행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회장은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가 본인부담률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의원보다는 3배이상 높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5월말경 진찰료와 처방료 통합시 자기부담률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서 조정이 이뤄져야 하고 중소기업 보호 육성과 같은 맥락서 중소병원들을 위한 별도의 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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