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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없는 세상 만드는 인술'
[ 2001년 06월 02일 15시 00분 ]
"개개인이 모두 건강해야 그 사회 역시 건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안경없는 세상을 목표로 우리 국민들의 눈건강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을 따름이죠."

진료실에서 흔히 오가는 의사와 환자간의 私談은 가까운 친지 또는 옛 은사를 만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병원 이미지를 부드럽고 편안하게 감싸는 덕목이다.

물론 의사를 마주대함은 건강에 이상이 있는 禍에서 비롯되는 것이긴 하지만, 환자를 위해 몸을 낮추고 자신의 의술을 넉넉히 베푸는 인술가를 만났다면 그 福이 禍를 충분히 덮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96년 '열린 의사회' 초대단장을 역임한 윤호병원 안과 박영순 원장(47)은 꾸준히 인술을 베풀며 환자와의 신뢰를 다져오고 있다.

박 원장은 정신대 할머니들이 모여있는 '자광원', 김포의 고아원 'SOS마을', 지체부자유자들을 위한 '임마뉴엘집', 정신박약아 수용소 '혜림재활원' 등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10년 이상 무료진료를 해왔으며, 지난 97년에는 몽골과 미얀마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동안 박 원장에게 무료시술을 받은 환자만도 수백명에 달한다.

박 원장은 자신의 활동에 대해 "단순히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으며,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즐거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박 원장의 답변은 고려대 의대 시절부터 교회활동의 일환으로 매주 일요일 의료봉사 활동에 참가, 봉사가 습관이 된 데서 나온 당연한 태도일지 모른다.

박 원장은 또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에게 라식수술을 무료로 시행하는 의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배구선수 신진식, 방신봉, 이인구, 농구의 이규섭, 유영주, 스케이팅 이규현, 역도 채용기 등 20여명의 국가대표선수가 박 원장에게 무료시술을 받았다.

박 원장이 운동선수를 위해 무료시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 96년 아틀란타 올림픽 유도경기에서 김민수 선수가 매트를 기며 콘택트렌즈를 찾는 장면을 보고나서부터다.

박 원장은 "당시 김선수가 승리하긴 했지만 초조하고 답답한 순간이었다"며 "한국선수들이 국제경기에서 시력 때문에 수모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고 했던가. 박 원장은 인술을 많이 베풀어 갈 곳이 많은 것 같았다.

박 원장은 마지막으로 "첨단의술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인술을 갖춰야 한다"는 짤막한 의료철학과 아울러 "시간을 제대로 내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서둘러 병원문을 나섰다.

임성훈기자(ims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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