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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 개발은 혼신의 연구 결실"
[ 2001년 07월 08일 15시 00분 ]
최근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사는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인 글리벡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글리벡과 같은 신약을 왜 개발하지 못할까. 가톨릭대 성모병원 김동욱(조혈모세포이식센터·혈액내과) 교수는 "정부와 생명공학기업의 투자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글리벡과 같은 대박을 절대 터뜨릴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스위스 노바티스사는 지난 92년부터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개발에 착수해 7년간 약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었다. 신약개발에 투입된 연구인력만도 200여명에 달했다.
그 결과 노바티스사는 학자들로부터 암 유발물질만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부작용이 없으며 약 복용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퇴원치료가 가능한 항생제의 이상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 제약사로 명성을 굳혔다. 막대한 부를 창출할 것이란 예상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동욱 교수는 "국내 생명공학 관련 제약사들의 연간 연구비가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비를 투자한 뒤 2~3년 뒤 비용을 회수하기를 원하고 있어 장기적 연구가 불가능하다"며 "해외에서 공부한 우수한 젊은 학자와 의사들이 수천명에 달하지만 이런 압박에 견디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연유로 국내 제약사들은 주력사업을 카피의약품 생산이나 해외 고가의약품 수입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백혈병에 쓰이는 의약품만 보더라도 항생제나 항암제, 면역억제제 등 주요 약제를 100% 수입해 쓰는 실정이다.
정부의 연구비지원정책도 수술이 절실하다.
복지부나 산자부, 과기부, 교육부 등에서 지원하는 연구비를 합하면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특혜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출신학교와 지역안배를 고려하다 보니 연구팀당 지원액이 기껏해야 1~2억원에 불과하다.
연구비 지원에 출신지역 국회의원이나 고위급 인사들이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김교수는 "연구 과제를 정해놓고 연구비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학자들이 연구과제를 제안하면 이를 전문심사위원회가 평가해 연구비를 주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김교수는 "단기 연구와 소액지원에서 벗어나 연구내용에 따라 연구비와 연구기간을 차등화함으로써 충분히 연구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10년 후 미국이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90%를 석권할 것이란 예상이 우리와 질적으로 다른 연구투자 환경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신약 개발은 반도체 기술과 달리 투자는 물론 개발착수부터 효과효능을 확인하는데 장기간 걸리지만 일단 특허를 획득하면 시장 자체가 잠식되기 때문에 정부와 제약사의 인식전환과 연구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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