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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재정 증가 무조건 죄악시 안된다"
[ 2001년 08월 18일 15시 00분 ]
지난 7월말 의협 보험이사에 임명된 전철수 원장(가톨릭의대 졸). 임명이라기 보다는 전이사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적합하다. 그 만큼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됐다. 앞으로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줄기는 보험체계 및 의보수가 측면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하지만 보험재정이 바닥난 상태서 이의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터널의 중심에 서 있는 전이사를 18일 오전 만났다.
<편집자>
*의협 보험이사로 업무 수행에 원칙이 정해진 것이 있다면.
-국민건강에 기초해서 의료계 각 직능의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집단간 이해가 틀리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조정에 책임있게 관여하면서 국민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마련하고자 한다.
*보험이사로서 이 정도 일은 이루고 싶다면.
-큰 포부는 아니고 상대가치수가 등 보험급여체계와 심사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는 의사로서도 책임을 느끼는 분야다. 장기적인 측면서 보험재정이 안정화되길 기원하며 나는 의정간 대립과 분쟁의 정치적 형태가 지속되는 관계속에서 이를 상쇄하고 상호 진작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
또 의료계가 굉장히 불안정한 시기다. 조직도 안정적이 못하다. 이런 시기에 조직의 안정과 직역간 이해를 돕는 가교 역할도 잘했으면 하는데 쉬울지 모르겠다.
전이사는 실제 요즘 복지부에 자주 다닌다. 예전 보험이사들이 공적인 차원서 방문하던 시절과는 달리 사적으로도 자주 출입한다. 복지부와 대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과천청사로 직행한다. 전이사의 말로는 "이 곳 저 곳을 들락이고 예전 이사들과 달리 나이도 많지 않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적극적인 대화의 정신을 실천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그러면서 전이사는 "상호 이해할려는 폭을 높일려고 한다"고 전했다. 요즘 의정대화가 물밑에서 진행되는 것도 전이사의 이같은 개방된 마인드가 한 몫하고 있다.
*그럼 복지부와 만나서는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대화를 많이 했다. 우리측 주장을 이야기 했고 저 측 주장도 많이 들었다. 또 고시에 대한 문제도 구체적으로 지적했고 대안도 제시했다. 특히 정부가 재정증가 요인을 분석해 놓았으면서도 대책은 수가제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 접근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제시했다.
*어쨌든 분업 이후 의료계 특히 개원가 수입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재정 악화의 한 원인으로 지적될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재정증가는 무조건 나쁘다"라고 죄악시하는 것은 잘못됐다. 재정 증가는 국민 혜택이 늘어난 것을 의미할 수 있고 또 국민 건강에 대한 다양한 수혜가 제공됐음을 의미하는 측면도 있는데 이를 편향시 하는 것은 잘못됐다. 필요한 증가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정하고 이를 다각적으로 분석, 불필요한 증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객관적 자료에 의한 대책이라면 의료계도 수긍하고 노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의 대책이 의료계를 죄악시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상황서는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부의 재정안정 대책은 적어도 분업 시행 1년 정도의 자료를 갖고 분석해야 하는데 2000년 11월~2001년 1월까지 3개월 자료로만 했다.
객관성이 있을 수 없고 정확한 분석이 나올 수 없다. 그런 상황서 의료계를 범죄시하고 돈만 챙기는 집단으로 볼면 결국 대립만 야기하고 의료계가 반발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서 어찌 의료계가 고통분담을 감내할 수 있겠는가.
*그럼 정부와 타협은 어려운 것인가.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대립이 계속되다 보니 조정할 수 있는 시점을 놓친 것 같다. 갈수록 양자간 신뢰가 무너지는 것 같다. 그래도 쉽지 않지만 협력적 채널을 가동해야 하고 길을 마련해야 한다. 이 것이 안되면 건보재정 등에 포함되는 사회적 비용은 결국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 빨리 새로운 전망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런 측면서 정부가 의료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빨리 정확히 파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정치적이 아닌 객관적이고 국민건강 차원서 합리적인 접근을 하기를 바란다.
전이사는 이날 예상보다 마음이 무거운 상태였다. 다름 아니라 이날자 모 일간지에 자신이 발표한 내용을 왜곡해서 보도했기 때문이다. 기사 내용을 카피한 종이에는 줄이 빼꼼이 쳐져 있었다. 전 이사는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 식으로 보도됐냐"며 불쾌해했다. 그래서인지 이날도 중간중간 미묘한 상황에서는 넌즈시 암시를 하곤 했다. 그의 위치가 쉽지 않은 자리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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