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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통일성의 공존"-병원군별 총정원제
[ 2005년 01월 12일 21시 23분 ]
최근 정부가 국립대병원과 공공의료기관의 전공의 총정원제를 실시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병원군별 전공의 총정원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가톨릭의료원 산하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 그 효용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총정원제의 효용성과 확대, 실시시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일까? 현장에서 직접 몸을 담고 있는 전공의를 통해 들어봤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내과의 엄재선 의국장. 전공의 3년차의 엄 국장은 총정원제가 실시되기 직전에 강남성모병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총정원제가 시행된 이후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다양성과 통일성의 조화가 관건

엄재선 의국장은 총정원제의 실시 이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풍부한 진료 경험'을 꼽았다. 그는 "총정원제가 실시되기 이전에는 고정된 병원에서 수련을 받기 때문에 특정 진료에만 길들여질 가능성이 높았다"며 "이 때문에 다양한 질병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단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그는 '고난이도 수술'과 '맹장염'을 꼽았다.

엄 의국장은 "강남성모나 성모 등 소위 '센터 병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는 고난이도의 수술법이나 희귀성 질환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맹장염처럼 흔한 질병을 치료하는 경험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희귀성 질병이나 고난이도 수술만을 경험한 전공의가 4년 과정을 모두 마치고 개원을 했을 경우 정작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는 치료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모순이 발생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엄 의국장은 "총정원제의 실시로 희귀성 질환부터 흔한 질병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강점과 도시와 외곽 지역의 병원을 순환하면서 지역별로 다른 질병에 대한 경험 등도 할 수 있어 편향되지 않은 수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꼽았다.

또한 순환근무로 소위 '센터 병원'으로만 근무하려는 전공의들의 편향지원을 방지해 산하병원이 모두 균형있게 전공의를 수급받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가장 큰 장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엄 국장은 "총정원제 실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외곽 병원들 특히 지방에 위치한 산하병원들의 경우 우수 인재를 수급받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의료의 질이 낮아지는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총정원제 이후 원활한 인력 충원이 가능해져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통일성이 보다 뒷받침 돼야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의료원 내에서는 총정원제의 실시로 습득할 수 있는 '다양성'만큼이나 '통일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엄 의국장은 "총정원제 실시 이후 이전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진료부문의 통일성이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총정원제 실시 이전까지는 같은 병원에서 고정된 사람들에게 수련을 받기 때문에 '통일'이라는 항목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었지만 순환근무를 통해 병원별 수련 내용이 차이가 있다는 점 때문에 전공의들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엄 의국장은 타 대학출신 전공의들의 혼선이 배가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총정원제 실시 이후 타 대학 출신 전공의들은 가톨릭의료원과는 다른 내용을 수련받아 이에 대한 적응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순환근무를 할 경우 가톨릭대 출신의 전공의보다 훨씬 적응하기 힘들어하곤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료원의 경우 산하 병원이 8개나 되기 때문에 타 대학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가량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을 시급히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수련 내용의 '통일성'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엄 국장은 "내과교실의 경우 이 같은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148명의 교수들이 공동집필한 진료지침서를 조만간 발간해 전공의들의 교육내용이 보다 체계적으로 통일성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엄 국장은 병원별로 상이한 시스템의 통일 또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정원제를 경험하는 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새로 배정된 병원마다 전산시스템 등이 서로 상이해 이를 습득하고 적응하는 것"이라며 "총정원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련내용의 통일뿐 아니라 이 같은 체계에도 일원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윤아기자 sya@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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