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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老人)' 용어 어떻게 바꿀까요?"
[ 2004년 12월 08일 10시 45분 ]
“노인(老人)이라는 용어부터 바꾸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고령화 시대 진입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한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진료부원장의 일성이다.
‘노인’ 이라는 용어는 ‘늙을 로’자를 써서 ‘나이가 많은 사람’, ‘늙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용어가 내포하는 부정적 의미부터 벗겨낼 수 있어야 하며 이 점이 바로 노인문제 해결의 첫 시발점이라는게 정 원장의 지론이다.
“노인의 기준이 점점 불명확해지고 있다. 요즘에는 의학의 발달로 60세가 넘은 고령자들도 젊은 사람 못지 않게 활력있게,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고 이들을 사회에 적정하게 편입시키려면 노인이라는 말에서 오는 부정적 의미부터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용어를 어떻게 바꾸는 것이 긍정적인 의미를 전달해줄 수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 정 원장은 아직 물음표를 남긴다. "함께 생각해보도록 하죠"라며 푸근한 미소와 함께 화두를 던질 뿐이다.
노인전문병원이라는 병원의 특성 때문인지 정 원장의 노인 건강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만성질환이 대부분인 노인들을 위한 별도의 진료 공간과 입원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물론이고 아직 국내에서 너무도 미미한 수준인 노인의학에 대한 연구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다는 것을 각별히 강조하는 정 원장이다.
병원에 30% 이상을 차지하는 노인 환자들을 대면할 때면 늘 어머니를, 아버지를 대하듯 따뜻하고 정감어린 모습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병원 직원들의 평가다.
"국내 병원계에 급성기 병상은 포화된 상태지만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들을 위한 제대로된 병원은 아직 없다.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앞으로 병원이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고 정 원장은 주장했다.
"뇌성마비 치료 대가…'소아-환자-노인' 약자 사랑"
그렇다면 이렇게 노인에 대해 정을 쏟는 정 원장의 전공은 뭘까? 아이러니하게도 소아 정형외과다.
정 원장은 뇌성마비 치료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단연코 국내 최고다. 현재 500여명이 넘는 환자들이 정 원장에게 수술을 받기 위해 줄서있을 정도다.
최근 3차원 동작분석 뇌성마비 수술에 대해 국내 첫 1000례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를 통해 '완치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 소아뇌성마비 환자들을 거의 정상인에 가깝게 치료하고 있다.
오랜시간 동영상을 보여주며 상세하게 하나하나 환자들의 수술 예후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서는 환자들에 대한 열정과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배어나왔다.
정 원장은 "뇌성마비 환자들은 기이한 보행과 비정상적인 자신의 체형 등으로 인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를 치료하는 것은 단순히 체형을 정상인처럼 바꿔주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아이들이 성장해가면서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보람을 밝혔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어린애 같아진다고 합니다. 또 아프면 누구나 다 아이 같아진다고 하죠. 그래서 노인과 어린아이, 아픈사람들에게는 따뜻함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정 부원장과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약자'라는 하나의 선에 일맥상통하는 환자와 노인, 어린이들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이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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