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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DMZ에서 외국병원과 맞서"
[ 2004년 11월 21일 11시 58분 ]
최근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골자로 하는 경제특구법으로 인해 의료계 전체가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며 논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외국병원 유치가 가시화될 경우 가장 큰 위협을 느끼는 것은 바로 길병원 등과 같이 인천 지역에 위치한 병원들일 것이다. 때문에 이들 병원이 어떠한 노력을 보여주느냐는 곧 우리 의료시장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외국병원과 직접 경쟁, 최전선의 긴장감

취임 1년을 넘어서고 있는 가천의대 길병원 신익균 원장은 길병원의 지역적 특징을 휴전선 비무장 지대(DMZ)에 비유한다. 외국병원과의 경쟁을 준비하면서 대치構?있는 최전선의 긴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신익균 원장은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가 시작되면 길병원은 위치상 국내 병원과 외국병원간 경쟁의 일선에 서게 된다"며 "병원의 센터화, 전문화, 특성화를 통해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길병원의 투자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신 원장은 "취임에 앞서 최상의 의료서비스, 연구중심, 투명경영 병원을 약속했지만 대학병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 중심 병원을 만드는 것"이라며 "동북아 중심병원이라는 비젼도 연구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를 위해 신 원장은 적극적인 우수인력 유치 및 연구공간 마련 등을 통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의료의 질 자체를 새로운 브랜드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최근 길병원은 연구중심의 병원을 목표로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조장희 박사를 영입, 650억원 규모의 뇌과학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족해 전 의료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신 원장은 "뇌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최신 학문에 대한 연구일 뿐만 아니라 병원의 새로운 브랜드"라며 "병원과 의료진이라는 브랜드가 함께 나가야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중심이 곧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이 연구의욕을 가지도록 동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영비의 일부를 공식적인 연구비로 지정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의료법에 묶인 국내 의료시장, 외국병원과 경쟁은 무리"

병원계 전체가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발족하거나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자칫 무리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신 원장의 확고한 의지에서 길병원의 생존전략이 엿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신 원장도 의료의 질 향상, 외국병원과의 경쟁 등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숨기지는 않았다.

신 원장은 "다른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사립 의료기관에서 새로운 연구지원이나 인력확보는 재정적인 문제와 직결된다"며 "정책적인 지원도 없이 의료법에 묶여 있는 국내 의료시장을 외국병원과 경쟁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익개념의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병원의 경쟁력을 위한 시장논리의 적용은 별개의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과 우선 순위에 따른 병원의 투자전략이 효율적으로 연계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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