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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眼球(안구) 내놓는 안과의사들'
[ 2004년 11월 10일 10시 58분 ]
안과 의사들이 안구를 내놓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섰다.

"지난달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전국 1/5 이상의 안과 의사들이 안구기증을 서약했다. 이번 운동에 대해 의사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안과의사들 대상 안구기증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진학 안과학회 이사장(서울의대 임상의학연구소장)의 일성이다.

이 이사장은 "의사가, 그것도 안과 의사들이 먼저 나서면 각막 기증에 대한 신뢰성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했다"며 "의사들 사이에서는 벌써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있어 내년 학술대회에서는 분명 90%의 의사들이 이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각막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약 1만5000명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일년 동안 고작 200여명만 기증을 받아 수술을 받고 있을 뿐이다. 각막이식을 위해 기다리는 기간은 평균 945일로, 신장이나 췌장 등보다 훨씬 길다.

그러다보니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각막을 수입하는 사례도 증가해 전체 이식의 30%에 달한다. 한 안구당 300만원 이상씩을 지불하는 액수 뿐만 아니라 세관 통과 등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각막 이식이 힘들어진데는 이유가 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설립으로 국가 주도형 장기이식 체제가 갖춰진데다가 기증된 각막을 일부 단체에서 오용하는 사례도 발생하면서 대국민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또 한 센터에서 모든 장기를 함께 관리함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각막에까지 크게 신경을 쓸 여력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장기이식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각막이 장기에서 제외됐지만 한번 줄어든 기증 움직임은 쉽사리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안과의사들의 안구기증운동이 다시금 각막 기증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이 이사장은 말했다.

이 이사장은 각막 기증에 대해 특별히 더 중요성을 부여한다.

"모든 것이 정상인 사람인데 각막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각막은 뇌사가 아닌 사망시에도 이식이 가능하며 이식했을 경우 성공률도 높기 때문에 사실은 성공률이 낮은 타 장기보다도 더 기증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 현장에서 항상 그런 환자를 봐야 하는 안타까움이 담긴 그의 지론이다.

"각막 기증을 권할 때 시력도 나쁜데 각막 기증을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각막 이식에 대한 대국민적 홍보가 절실한 상황이다"라며 "올해는 아직 기증 서약율이 미약해 대대적인 행사를 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크게 행사를 열고 언론에도 널리 알려 각막 기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그는 말을 맺었다.

그런 그도 안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분명 이번 안구기증운동에서 그는 1순위로 서약서 작성의 첫 스타트를 끊었을 것이다. 이 이사장의 굳은 의지를 보니 내년 이맘때는 여러 언론지상에서 '안과의사들의 안구기증'이라는 훈훈한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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